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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장기화 조짐… 치열한 물밑 세력다툼 벌어질 듯

입력 2015-08-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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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지지세력을 앞세워 정면돌파에 나섬에 따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3일 귀국한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을 잠깐 만난 것을 제외하고는 신 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측의 공세에 맞 대응 하기보다는 경영 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대신 한·일 롯데그룹 경영진이 전면에 나섰다. 4일 오전에는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오후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각각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처럼 신동빈 회장이 귀국한 후 신동주 전 부회장 측과의 ‘대화시도’나 ‘맞대응’ 대신 롯데그룹의 ‘원톱’ 경영자로서 위상을 과시하는 행보를 보임에 따라 향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물밑에서 치열한 세력다툼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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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회장이 4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연수원을 방문, 2015년 상반기 신입사원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롯데그룹)

◇동빈 경영진 단속 vs 동주 韓우호세력 확보

재계관계자들은 4일 발표된 한·일 경영진의 지지선언이 인사권을 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충성서약’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2011년 한국 롯데 회장에 취임해 5년째 인사권을 행사해왔고 지난 달 일본의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전문 경영인들은 당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선언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계열사 사장단의 지지선언 자리에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사장 등이 빠진 것만 봐도 이번 사장단 모임이 일종의 충성서약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사장단 지지선언을 통해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흔들리는 경영진을 단속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그동안 언론을 활용한 여론전에 주력하던 신동주 전 부회장도 신 회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서 한국 롯데그룹내에서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롯데그룹 주변에서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지난달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 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인 이인원 그룹 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사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해임지시서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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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회장(왼쪽 두번째)이 4일 경기도 롯데마트 오산 물류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롯데그룹)

◇동빈, 적진 각개격파 vs 동주, 어머니 마음 잡아라

양측은 또 그룹 내 우호세력을 확보에 나서는 한편 상대방의 핵심 전력을 잘라 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을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고 공격에 나섰다.

4일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신선호 사장이 기자들이 많이 모인 앞에서 본인 의견을 계속 말하는 이유와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신 사장이 (진위가 의심되는) 얘기를 하는 것에 대해 법적 대응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이 이처럼 신선호 사장에 대한 ‘법적 대응’이라는 초강수를 고려하는 것은 신 사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핵심인사로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친족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신 전 부회장측은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캐스티보트 역할을 하게 될 어머니 시케미쓰 하츠코 여사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롯데그룹 주변에서는 3일 일본으로 간 신 전부회장의 부인 조은주 씨가 남편을 대신해 하츠코 여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할 것이란 이야기가 파다하다. 또 조만간 신 전부회장도 일본으로 건너가 어머니를 비롯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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