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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타일리시, 진중한 메시지, 성공적 '암살'

입력 2015-07-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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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22일 예매점유율 54.0%를 기록 중인 ‘암살’ 포스터.(사진제공=쇼박스)

결론부터 말하면 영화 ‘암살’의 유일한 단점은 최동훈 감독의 전작이다.

영화 ‘도둑들’은 1000만이 넘는 관객들이 몰렸고 그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4명의 배우들이 나온다.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이라면 ‘도둑들’의 1930년대 버전으로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아우라는 전작과 전혀 다르다. 전지현은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으로, 이정재는 이중 스파이 염석진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오달수와 김해숙은 적재적소에서 영화의 간을 맞추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다양한 장르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사회 저변의 사건들을 탁월하게 요리해 온 최동훈 감독은 ‘독립군’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애국심을 기본으로 연민과 애정, 의리부터 복수까지 다양한 감정들을 쏟아내며 두 시간 넘게 쉼없이 내달린다.

영화는 김구의 총애를 받는 염석진이 일본 측에 노출되지 않은 세 명을 암살작전에 투입하면서 시작된다. 이들의 임무는 친일파인 강인국(이경영)과 조선주둔군 사령관 카와구치 마모루를 죽이고 살아 돌아 가는 것.

하지만 그들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이 투입되면서 ‘암살’의 갈등은 시작된다.

겉으로 보는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일제 앞잡이를 처단하는 기본 구도에 눈물을 짜낼 여지가 다분한 희생이 등장한 뒤 계획이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선다는 건 이미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하지만 ‘암살’의 최대 재미는 살아있는 캐릭터의 조합이다. 그 시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을 설정한 뒤 그걸 맛깔나게 표현해 내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로케이션 촬영과 1930년대 경성과 상하이의 화려한 모습은 충분히 스타일리시하다.

시대적 정서와 분위기가 주는 묵직함도 ‘암살’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자칫 평범해 보이는 액션도 전지현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장총을 들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발하다. 외형적인 면에서 ‘킬빌’에 비교되긴 하지만 단언컨대 ‘암살’의 총격신은 영화가 가진 메시지로 충분히 상쇄된다.

무엇보다 ‘암살’은 별다른 정보 없이 봐야 제 맛이다. 우리는 일제치하에서 핍박 받았고 독립군의 희생이 얼마나 컸고 위대 했는지만 알고 가면 된다.

 

사실 최동훈 감독 특유의 스피디함과 촘촘히 엮인 스토리라인은 별개의 문제다. 너무나 명확한 역사적 사실에서 우리는 여전히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 시달리고 있음을 ‘암살’은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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