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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메르스 안끝났는데… 벌써부터 '밥그릇 싸움'

입력 2015-07-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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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가 현재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

 

브릿지경제 노은희 기자 = 메르스가 종식되기도 전에 의료계가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가 지난 6일 발표한 “보건복지부를 ‘보건부’와 ‘복지부’로 나눠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에 한의사와 보건노조가 발끈하고 나섰다.


의협과 병협의 보건부 독립 주장에 맞서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의협와 병협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독립시키려는 것은 양의사 출신 장·차관을 만들려는 속셈”이라며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의협은 이날 즉각 반박 성명을 내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의협은 성명서에서 “한의협이 보건의료 전문가 단체의 본분을 망각한 채 국민의 건강을 이권 문제로만 생각한다”며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이어 ‘보건부 독립개편’은 의협·병협과 한의협 간의 또 다른 치열한 밥그릇 싸움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협과 병협은 ‘보건부 독립 개편’ 등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보건과 복지분야를 겸하고 있는 정부 조직 체계가 메르스 사태에서 제도적 문제점으로 노출됐다”며 “효율적인 보건의료정책, 즉 ‘보건부 독립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 입장인 한의협은 “메르스가 종식되고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진 후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면서 “양의사 출신 장·차관을 만들기보다 메르스 종식이 먼저 아니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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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집중관리병원 해제로 7일 오전부터 정상진료에 들어간 서울 강동성심병원 정문에서 방문객들이 출입을 위해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연합)

보건의료노조도 “현재 공공의료 강화,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함께 민간 중심의 의료환경 변화 등이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이 보건복지부를 장악한다고 해서 메르스와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의협 등의 의료계 입장에 팽팽히 맞섰다.

‘보건부’와 ‘복지부’를 나누는 관련법안은 이미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다. 정치권과 정부는 보건부 독립개편 또는 복수차관제 도입 등 의협 측과 궤를 같이하는 분위기다.

여당인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늘어난 복지업무에 비해 복지부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의료 비전문가가 전문가에게 지시하는 구조적 문제가 메르스 사태에서 맹점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도 보건부와 복지부로 분리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법안 제출에 대해 “이번 메르스 사태는 보건복지부 조직 특성이 문제였다”며 “영국, 호주 등과 같이 보건의료분야 기관과 복지분야 기관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메르스 확산이 심각했었던 지난달 14일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국회 현안보고에서 복수차관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이 보건부 독립개편 또는 복수차관제 도입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한의협 등 한의계의 격렬한 반대가 전망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보건부를 별도로 둘 지, 아니면 현재의 복지부 내 조직개편을 통해 전문인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밥그릇 싸움보다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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