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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은퇴 앞둔 50대 '노후 난민' 되지 않으려면?

부모봉양 마지막 세대자 스스로 노후 책임지는 첫 세대

입력 2015-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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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민주·유혜진 기자 =노후 난민. 노후에 대한 걱정이 커지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용어다. 노후 난민은 예상보다 훨씬 걷잡을 수 없이 경제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나이가 들었다는 것 자체에 심각한 부담을 느끼는 고령자를 지칭한다. 이 용어의 정의는 사토시 노지리 피델리티자산운용 투자자교육연구소장이 쓴 책 ‘노후 난민, 두렵지 않다’에서 사용했다.

 

 

부모 봉양의 마지막 세대, 그리고 나 홀로 서기 첫 세대로 ‘샌드위치 세대’라 불리는 50대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가고 있다. 부모 봉양과 함께 자식들의 대학부터 결혼까지 뒷바라지에 힘썼지만 정작 이들은 더 이상 자식에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부모를 모셔야만 하는 효심(孝心)으로 자의든 타의든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덕목으로 여겨지는 동시에 자식들에게 기대면 못난 부모로 낙인 찍힌다. 퇴직은 다가오고 딸린 식구를 여전히 책임져야 할 샌드위치 세대는 착실히 노후준비를 하지 않으면 노후 난민으로 내몰릴 위험에 처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50대가 14%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는 개인은 물론 가정경제, 나아가 사회 전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현재 50대의 은퇴준비 실태를 돌아보고 대처 방법을 짚어본다.

 


◇ 고민 느는데 왜 가만히?

은퇴 후 걱정에 50대의 고민과 주름은 날로 깊어만 가지만 아이러니하게 정작 은퇴 설계를 받아본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은퇴 교실에 참가한 50대 직장인 가운데 은퇴 설계를 받아본 이들은 9%(36명)에 그쳐 은퇴를 대비한 구체적인 준비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면 병원을 찾아가듯 은퇴 설계가 막막하다면 전문가를 찾아가보자. 가까운 은행만 찾아가도 상담을 받아볼 수 있으니 용기내 봐도 좋다.

KB국민은행은 지점을 찾는 모든 고객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은퇴·노후설계시스템을 마련했다. 

 

전국 1195개 지점에서 퇴직연금을 활용한 은퇴자금 상담을 진행 중인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은퇴설계 상담사를 900명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금융연수원 주관 ‘은퇴설계전문가-Master’ 자격증을 취득한 은퇴 설계 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NH All100플래너’ 발대식을 하고 본격적인 전문 상담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은퇴 설계 전용 상담 창구인 미래설계센터를 방문해도 은퇴 설계를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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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식 결혼까지 시켜야 하는데”

‘다 큰 자식 결혼, 왜 부모가 걱정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은퇴 후 50대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자녀 결혼 비용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부부은퇴교실에 참가한 50대 직장인 4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은퇴 후 목돈이 들어갈 곳 가운데 가장 걱정되는 자금은 자녀 결혼 비용이라는 응답이 64%(256명)에 달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가 결혼적령기로 접어들면서 자녀의 결혼 비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고방식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녀 결혼 비용 때문에 마지막 자산인 집을 파는 것이야 말로 노후 난민의 지름길이라는 경고다. 

 

일정한 수입 없이 살아가야 할 삶이 생각보다 길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나마 남은 자산, 주택으로 주택연금 받아 생활해야 할 텐데 그 재원조차 줄이면 그들의 은퇴 후 삶은 괴로울 뿐 아니라 궁핍한 부모로 자식까지 눈물 흘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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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생활비 200만원 미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가 1955~1963년 태어난 성인 373명을 대상으로 노후 가치관과 준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22.5%)가 은퇴 후 예상하는 월 생활비로 150만~200만원 미만을 꼽았다. 이어 100만~150만원 미만(22.3%), 200만~250만원 미만(21.7%) 등 순이었다.

문제는 은퇴 후 월 생활비를 100만원 미만으로 예상한 응답자도 11.8%에 이른다는 점이다. 예상 금액이 적은 만큼 준비가 부실할 터이니 향후 노후 난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 현실적으로 생활비 계산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퇴직 후 생활비는 현역시절 마지막 연도 생활비의 70%로 추정된다. 현실에 맞게 은퇴 후 생활비를 다시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교통비와 식비, 의복비 등은 줄어들 수 있다.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비용은 의료비다. 대부분의 비용을 의료보험으로 충당하겠지만 급속한 고령화에 자기 부담액이 늘어날 수도 있다. 식비나 기초생활비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퇴직 후 생활비가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은퇴 후 생활비를 계산할 때에는 물가 상승도 감안해야 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 서비스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를 가능성에서다. 지금 마련해뒀거나 앞으로 마련할 노후자금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 하더라도 실제 나이가 들어서는 충분한 금액이 아닐 수 있다.


◇ 소비보다 저축 우선

경제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소득에서 소비를 뺀 것을 저축(소득-소비=저축)이라고 한다. 이를 거꾸로 ‘소득-저축(투자)=소비’라고 보는 습관을 들이자. 매달 생활비에 따라 저축액이 줄어들거나 없어진다면 돈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노후에도 생활비가 그다지 줄어들지 않는데다가 저금리 등으로 투자 환경도 나쁘다. 전문가들은 저축을 우선시하는 동시에 지방 도시로 이주하는 등 생활비를 낮추고 정년퇴직 후에도 조금 더 일하는 등 자산을 고갈시키지 않는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3층 연금으로 노후 대비

서동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공적인 노후 준비는 연금을 얼마나 많이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1층에 국민연금, 2층에 퇴직연금, 3층에 개인연금을 쌓는 식으로 3층으로 연금을 쌓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실상은 달랐다. 3층 연금에 필요한 3개 이상의 연금을 가진 비율이 7.2%인 반면 연금이 하나도 없다는 응답은 10.2%였다. 연금 외에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지 않다면 노후 난민이 돼버릴 수 있다.


◇ 개인연금은 준비 의지의 척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연금 가운데 노후준비 의지를 잴 수 있는 기준은 개인연금의 가입 여부와 납입 금액이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의 운용 및 관리 주체는 일반적으로 본인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나라가, 퇴직연금은 회사가 대부분 관리한다. 그렇다 보니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가입돼 본인이 원하지 않는 금액을 넣기도 한다.

개인연금은 다르다. 개인연금은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가입해 형편에 맞게 납입하기 때문에 개인의 노후 준비 의지를 반영하는 연금이다. 50대 설문 대상자에게 개인연금 월 납입액을 물었더니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7.6%가 없다고 답했다.

서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된다면 최소 매달 50만원 이상을 20년 이상 꾸준히 넣어야 노후에 월 100만원 안팎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 그나마 개인연금을 넣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조차도 향후 만족할 만한 수준의 연금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안전성만 고집하면 ‘무전장수’

은퇴가 코앞으로 다가온 50대는 공격적인 투자를 멀리하고 안전한 예·적금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과거 수명이 이렇게까지 길지 않았을 때에는 ‘투자’가 위험했다. 위험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평균 연령이 80세를 넘어 100세를 향하고 있다. 안전에만 치중하면 60에 은퇴한다고 해도 최소 20년 이상을 자산의 감소를 지켜보면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50대의 은퇴자금도 공격적으로 운용해야 조기 소진을 막을 수 있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은 공격적인 투자를 해도 위험을 충분히 상쇄할 시간이 있는 것이다.

특히 저금리 시대 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안전성만 고집하다가는 은퇴 자금이 일찍 바닥나는 ‘무전 장수’를 각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은퇴자금은 국민연금이나 즉시연금 같은 종신연금을 기본으로 깔고 나머지는 주식·펀드 등 투자 상품으로 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 주택, 준비 못한 자의 마지막 대안

개인연금 등 연금을 활용한 노후준비를 제대로 못 했을 때 마지막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마지막 방법으로 주택을 활용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2014년 통계청 자료 조사에 따르며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퇴 시점에 금융자산보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실물자산(전체 가계 자산의 74%)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은퇴 후 주택을 활용해 노후 생활비를 조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사람들(37%)이 주택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한다면 ‘주택연금’이 적합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소형주택을 가지고 있다면 주택연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현재의 집으로 안정적인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추천했다. 다만 중형급 이상의 주택을 가지고 있으면 주택 크기를 줄여 차액은 종신지급형 즉시연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종신지급형 즉시연금은 목돈을 맡긴 뒤에는 가입자가 정한 기간 또는 사망시까지 일정액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김민주·유혜진 기자 stella25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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