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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어린 사죄… 메르스 사태에서 빛난 '이재용 新리더십'

입력 2015-06-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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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삼성은 삼성서울병원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차원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은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 삼성서울병원에서 슈퍼전파자가 나와 메르스 2차 유행의 진앙이 됐고 급기야 병원 부분 폐쇄에까지 이르자 관련 대책을 논의해 왔다.(연합)
브릿지경제 최은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 결단이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정국에서 빛났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하면서 고개숙여 인사하는 그의 모습에서 걸핏하면 ‘갑질’논란을 벌여왔던 과거 대부분의 재벌 오너들과는 다른 신선하고 진정성있는 느낌이 전해졌다. 이러한 이부회장의 태도는 재계에도 ‘핫’한 신세대 재계 리더십이 뭔지를 느끼게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23일 메르스 관련 입장 발표 현장에 직접 나타나 머리 숙여 사과하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의 이날 행보는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으로서 이뤄졌으며,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됐다. 이 부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와 사과문을 낭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91년 12월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것도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3분 정도 진행된 사과문 발표에서 거듭 취재진 앞에 머리를 숙이며 “메르스 사태로 국민들에게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머리를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환자와 향후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처 방안을 설명하며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환자분들은 우리 병원이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하겠다. 관계 당국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내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환자 치료를 위한 최적의 환경과, 감염 질환의 확산 방지를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과문을 발표하던 이 부회장은 중간에 목이 메 목소리를 가다듬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정면돌파 한 데 대해 업계에서는 그의 사과 결단이 사태 수습 과정에서 적절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면서 메르스 정국에서 삼성서울병원을 보던 부정적인 분위기가 다소 반전됐고, 민심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은 슈퍼전파자 14번 환자로부터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메르스 2차 전파의 진원지가 됐다. 이에 부분 폐쇄 결정까지 내렸고, 삼성 사장단의 입장 발표에 이어 이 부회장이 지난 18일 병원을 방문해 사죄의 뜻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여론은 가라앉을 줄 몰랐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도 시기 적절한 결단으로 그룹을 잘 이끌어왔다.

그의 이 같은 결단은 ‘삼성페이’와 삼성-한화간 빅딜 등에서 두드러졌다.

삼성페이는 7월 말 삼성전자가 선보일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다. NFC(근거리무선통신)과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바코드 결제방식을 모두 지원해 다른 모바일 결제 플랫폼과 비교해 범용성 측면에서 우위를 지니고 있다.

이 부회장은 루프페이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초 미국 메사추세츠 기반의 스타트업 ‘루프페이’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루프페이는 MST 기술을 보유한 회사였다. 인수 가격으로는 2억5000만 달러 정도가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비주력 4개사를 한화에 매각하는 삼성-한화 간 빅딜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삼성-한화 간 빅딜은 이 부회장이 직접 결정해 그룹 핵심 의사결정권을 전면으로 대내외에 과시한 사건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방산과 화학을 털어내면서 삼성이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이 정면돌파로 삼성전자에 닥친 난국을 헤쳐온 만큼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은지 기자 silverrat8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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