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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르가 남긴 의료계의 그림자… "많은 병실수와 병원 경쟁체제"

입력 2015-06-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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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으로 사망자가 발생해 중환자실 전체가 코호트 격리된 대전 을지대학교에 대한 코호트 격리가 23일 해제됐다. 중환자실에서 격리됐다가 14일만에 만난 부녀가 서로 인사를 나누며 반가워하고 있다.(연합)

 

브릿지경제 노은희 기자 = 신규 메르스 확진자가 23일 3명 추가돼 총 환자수가 175명으로 늘어났다. 메르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7일 3명, 18일 1명, 19일 0명으로 줄어들다가 20∼22일 3일 연속 3명으로 며칠째 소강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발생 추세가 며칠째 진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곳곳에서 산발적인 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는 등 메르스 확산 사태가 확실한 진정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의료체계의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국내 병원들의 많은 병실 수와 과도한 경쟁체제가 국내 메르스 확산 사태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메르스 감염은 주로 병원 안에서 이뤄졌으며 특히 감염자 수가 많았던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을 보면 응급실과 다인병실에서 많이 발생됐다.

지난 13일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의 후쿠다 사무차장은 이번 한국 메르스의 여러 원인 중 “응급실이 너무 붐볐고, 다인 병실에 여러 명의 환자가 지냈던 것”을 문제로 꼽았다.

우리나라 병원의 총 병상수는 지난 2011년 기준인구 1000명당 9.6병상으로 2006년(6.5병상)보다 3.1병상 늘어났다. 이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총 병상수(4.8병상)보다 2배나 높은 것이다.

급성기(외래와 장기요양병상 제외한 모든 병상) 의료병상수도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는 감소 추세이지만 우리나라는 2006년(4.8병상)에 비해 병상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병상이 늘어나는 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병원들끼리의 경쟁구도체제를 문제로 꼽았다.

현재 국내병원은 간단한 진찰과 진료, 약 처방을 받는 1차 병원(1~2일 단기 입원 가능), 4가지 이상 진료과목이 가능한 2차 병원(시·도지사 허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며 모든 진료과목별 전문의와 5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형 의료시설인 3차 병원으로 나뉜다.

하지만 서울삼성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소위 ‘빅 5’로 일컬어지는 대형병원으로 환자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병원들의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는 계속되고 있다. 1차~3차 병원으로 나뉘어져 있는 외부의 모습과 달리 체계화 없는 내부적 의료경쟁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실장은 “선진국의 경우 국내와 같은 다인병상의 개념이 없다”며 “독일은 법적으로 1인실만, 미국은 1인실이 기본병실이고 2인실이나 다인실은 중환자실과 같은 집중치료시설(ICU)이나 정신병동처럼 관찰이 필요한 경우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건당국이 중증환자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상급)종합병원에 오는 9월부터 다인실을 70%(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세계적인 흐름과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017년 마곡지구에 새롭게 들어서는 이화의료원 부속병원은 국내최초 1000병상 모두 1인실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중 700병상은 일반환자가 운영하는 1인실로, 나머지 300병상은 현재의 특실 개념으로 해외환자나 프리미엄 건강검진 환자들이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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