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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엘리엇 방어, 국민연금이 나서라

입력 2015-06-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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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선 다음 달 17일의 합병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물산의 삼성측 지분은 백기사로 나선 KCC 지분을 포함해 현재 19.8%다. 반면 엘리엇은 7.12%이고, 다른 외국인들의 지분은 26.7%다. 이들은 엘리엇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10.15%의 삼성물산 지분이 합병 성사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국민연금의 결정은 국내 다른 기관투자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은 7.7%로 추정된다.

이미 시장의 평가는 나와 있다. 합병 발표 이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는 급등한 반면, 엘리엇이 반대하고 나서자 떨어졌다. 양사의 합병이 사업 시너지를 강화해 주주 이익에 도움이 될것이란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이번 삼성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우리의 수많은 다른 대기업들이 국제 투기꾼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국내 30대그룹 계열 186개 상장사 가운데 외국인 지분이 대주주보다 많거나 비슷해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격에 매우 취약한 곳이 25개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여기에는 삼성 뿐 아니라 현대차·LG·SK 등 국내 간판 대기업들의 계열사도 다수 포함돼 있다.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의 자산으로 국민 노후소득의 원천이기도 한 공공기금이다. 장기적인 운용 수익 극대화와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다. 국민들의 안정된 노후 보장을 위해서도 벌처 펀드의 ‘먹튀’에 따른 국부 유출을 막아야할 의무가 있다. 국민연금의 선택이 어느 쪽이어야 하는 지는 자명(自明)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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