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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무더위 속 '주하병' 이기려면?

입력 2015-06-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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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회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4.9℃를 기록하는 등 이상기온으로 연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머리가 자주 어지럽기도 하고 다리에 힘이 없으며 입이 바짝 마르고 입맛이 없게 된다.

 

땀이 줄줄 흐르고 맥이 없어 힘을 쓸 수도 없으며 쉽게 숨이 차고 손발이 뜨겁기도 하다. 

 

흔히 말해 여름을 탄다 혹은 더위를 먹었다는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주하병(注夏病)이라고 하는데, 주하병은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어 가면서 상승하는 외부의 온도와 습도에 인체의 정기가 부족하여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병이다.

한의학에서는 주하병을 양서(陽暑)와 음서(陰暑)로 나누는데, 양서는 무더위 속에서 무리하게 일을 해 피곤이 쌓이고 기운이 손상되어 생긴다. 이 때문에 열이 굉장히 많이 나고 몸이 나른하며 입맛이 없는데다가 의식까지 몽롱해져서 갑자기 졸도하는 수도 있다. 종종 배가 아프고 설사가 잦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음서는 요즘말로 냉방병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서늘한 곳에 오래 있거나 찬 음식을 많이 먹어서 더위와 냉감을 같이 받아서 생기는 병이다. 증상은 머리가 아프고 찬 기운이 몸시 싫어진다. 몸이 찌뿌둥하고 관절이나 어깨 등이 무겁게 누르듯 아프고 가슴이 벌렁거리며 피부는 공연히 화끈거리고 땀도 나지 않는다.

특히 여름철 산모는 찬바람을 쐬거나 찬 음식을 많이 먹을 때 관절마디가 시리거나 아플 수 있으므로 산후조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주하병의 치료는 여름의 더운 열기에 손상된 기(氣)와 혈(血)을 보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양서로 온 경우는 청서익기(淸暑益氣)하는 약물로 더위를 이기게 하고 떨어진 몸의 기운을 보충해준다. 음서로 온 경우 보음생진(補陰生津)하는 약물로 손상된 혈을 보충해주고 몸의 수분대사 작용을 촉진시켜준다.

이 병은 수험생들에게도 많이 올 수 있는데 입시에 대한 압박감과 무더위로 인해 공부의 능률도 오르지 않고 짜증만 나고 불안해지며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럴 때는 기운을 보해주는 보기(補氣) 약물로 기운을 올려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며 소변이 시원하게 잘 나오게 해주면 무난히 여름을 이겨낼 수 있다.

이와 함께 더위 병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더위를 풀어내고 갈증을 멈추게 하는 차를 마시면 훨씬 더 지내기가 편하다. 여름철 대표적인 차로서 생맥산(生脈散)이 있는데, 이 차는 이름 그대로 맥을 살린다는 뜻으로 더위에 지쳐 맥이 없을 때 이것으로 기운을 보충 한다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생맥산을 여름철 숭늉 대신 늘 마신다고 했으며 맥문동 인삼 오미자를 각각 2:1:1의 비율로 끓여 음료수 대신 복용하면 좋다고 나와 있다.

이와 함께 평소 되도록 찬 음료와 찬 음식을 삼가고 가벼운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시킨다면 더위를 이겨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허종회 현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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