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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내수침체 우려속에서도 메르스 진화에 적극 동참

입력 2015-06-1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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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로 ‘유커’ 300여명이 한국 여행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최근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 (연합)

 

브릿지경제 정윤나 기자 = 정부가 추경 편성을 저울질하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메르스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마저 메르스 사태로 더 위축되면 올해 2%대 중반 성장도 점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재정 확대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메르스 사태가 2달 정도 지속되면 0.2%포인트 정도 성장률을 까먹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었다. 

 

실물경기가 어느 정도이길래 정부가 가능하면 묻어두려 했던 추경까지 꺼내들 게 만들었는지, 메르스로 신음하는 시장상황을 짚어봤다.

 

산업계가 메르스 사태가 훨씬 장기화되자 재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때도 지금보다 어렵지 않았다”, “언제끝날지 모른다는 점이 가장 두렵다” 등의 얘기를 나누면서 산업계 현장에 급습한 메르스발 경기침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우선 메르스 진화가 제일 중요하며 재계가 이에 동참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재계가 우려하는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자사 직원들에 메르스가 퍼지는 상황이고 또 하나는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극도로 위축된 소비위축이다.

전자, 자동차, 항공업계 등은 메르스 사전예방을 위해 로비,식당입구, 엘리베이터 입구 등에 손세정기 설치는 물론, 대규모 사내행사 잠정 연기, 중동 출장 자제 등 기업으로써 가능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면서 전염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로비에서부터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로비에 늘어서있는 안내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직원들에게 개인용 세정제를 나눠주며 혹시 있을 지 모르는 메르스 전염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전염도 전염이지만 휴가철을 앞둔 지금이 자동차업체로써는 성수기인데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아쉽다”며 “한대라도 더 팔아야 회사,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가 사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또다른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시장이 환율 악재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나마 레저용 차량(RV) 판매로 실적을 유지해 왔는데 걱정”이라며 “메르스가 더 확산될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돼 캠핑과 레저활동 인구가 줄면서 자동차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RV 판매마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의 상황은 자동차보다 더욱 심각하다.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여객기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메르스 환자 발생시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여름 성수기를 앞둔 상황이어서 항공사들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국토부 지침보다 강도 높은 대응으로 메르스 악재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직원 지원, 예약 및 고객 지원 등 전 부문에 거쳐 대책 본부를 가동 중이며 국내외 공항 지점들에 메르스 의심·확진환자 응대 지침을 전파하고 고객 및 직원 지원 대책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손소독제의 기내 탑재를 검토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SK텔레콤, KT 등 IT대표기업들에도 메르스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구체적인 통계치는 없지만 대형 양판점, 백화점, 대리점 등 핵심 유통망으로의 내방고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들 IT기업들은 메르스 확산방지가 최선의 길임을 인식하고 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4일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신입사원 대상 하계수련대회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삼성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는 매년 6000~7000명의 직원과 삼성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하는 행사로 1987년 처음 시작한 이후 단 한 번도 연기한 적이 없었다.

또한 중동지역 출장자들을 자택 근무로 전환하고, 중동 출장을 자제토록 지침을 내렸다. 특히 삼성전자 측은 전사차원의 상황실을 가동하면서 인사팀을 통해 메르스 관련 지침을 내렸다.

LG그룹 역시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사내 게시판 등에 메르스 증상 및 예방에 대한 정보를 안내사고 서아시아 지역 출장 및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간부들이 주제하는 긴급회의도 열어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을 찾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다른 국가로부터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등이 퍼졌을 때는 현지 출장 제한 등의 수준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현재는 근원지가 한국으로 따로 지침을 내리기가 곤란해 각종 행사 등의 취소나 연기, 메르스 감염 예방 수칙 및 초기 증상 확인법 등을 정리해 계열사 내부 게시판과 개인 이메일로 공지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정윤나 기자 okujy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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