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생활경제 > 유통

메르스 사태 장기화에 내수 경기 금융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

백화점 매출 반토막, 면세점 매출도 60% 감소
정부 내슈,관광업종 자금지원 나섰지만 역부족

입력 2015-06-15 17:18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메르스여파로한산한명동거리
메르스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해보인다.(연합)

 

브릿지경제 김정아 기자 = “토요일에 행사를 했는데도 매출이 평소의 50%밖에 안 나왔다. 지난주에는 하루에 만원 판 적도 있다. 매장에 나와있기 민망할 정도다.”

경기도 죽전의 한 백화점 주방용품 매장에서 일하는 최모(52)씨의 말이다.

살아나는 듯 하던 내수시장이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15일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달 들어 메르스 확진 환자 증가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소매 유통과 문화, 여가생활 등 내수소비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3.4% 감소했다. 영화관, 놀이공원, 프로야구, 박물관, 미술관 등의 입장객 감소율이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현장의 상인들이 체감하는 피해는 더 크다. 경기도 수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종화(46)씨는 “웬만한 모임이 거의 다 취소되면서 손님이 평소의 4분의 1도 안된다”며 “작년 세월호 때보다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도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는 면세점과 서울 명동, 광화문 일대의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 달 들어 1일부터 11일까지 메르스 여파로 우리나라 관광을 포기한 외국인은 10만명에 육박했다. 게다가 중국 항공사들이 메르스에 대한 우려로 한국으로 운항하는 항공편수를 감축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라면 중국국제항공은 베이징과 인천 간 노선의 운항 편수를 주 24편에서 21편으로 줄였다. 동방항공도 윈난성 쿤밍(昆明)과 인천간 노선 운항을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주 5편에서 2편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외에 남방항공, 산둥(山東)항공, 서우두(首都) 항공, 저가 항공사 춘추(春秋) 항공도 중국과 한국 간 노선 운항을 줄이거나 일시 중단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관광객을 상대로 한 면세점의 매출도 큰 폭으로 줄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에서 면세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메르스 확산이후 매출이 줄었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롯데면세점 화장품 매장의 한 직원은 “메르스 확산 이후 손님이 70%, 매출은 60% 줄었다”면서 “외국인 손님을 붙잡으려고 선물행사,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6월에 7∼8월 관광 상품이 판매되는데 현재 중국에서 상품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7∼8월에 더 어려운 시기가 오지 않을지 염려된다”며 걱정을 털어놓았다.

평소 요우커로 북적대는 명동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다. 명동 CGV건물에서 옷가게를 하는 50대 상인은 “예전 같았으면 주말에 영화관을 찾은 사람들이 둘러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제, 오늘은 구경하는 사람들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내수 부진이 가시화되자 정부는 관광진흥개발기금 저리융자(400억원), 긴급경영안정자금 추가지원(250억원), 신·기보 특례보증 지원(1000억원) 등 4000억원 이상의 자금지원 패키지 및 세정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단기 대응책으로는 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 침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