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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업은 삼성물산의 반격… 열쇠 쥔 국민연금 선택 주목

입력 2015-06-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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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삼성물산)
브릿지경제 이혜미 기자 = 삼성물산 사장단이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내달 17일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을 반대하고 있는 ‘기업 사냥꾼’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표대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하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이번 합병을 저지하기 위한 소송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주총회는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주들의 의견에 따라 합병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치훈 대표이사 사장, 김신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삼성물산 경영진은 대표이사가 그룹 수요사장단회의에 불참할 정도로 분초를 쪼개가며 기관투자자 및 국내외 주주들과 연쇄 미팅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측은 “최치훈 사장은 최근에도 홍콩 기업설명회를 다녀왔다. 사장들부터 먼저 나서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IR팀은 IR팀대로, 법무팀은 법무팀대로 회사 전체가 총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경영진들이 합병 비율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제일모직 2대주주인 KCC를 백기사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KCC는 지난 8일 삼성물산 주식 0.2%(약 230억원)를 시장에서 매입했다.

삼성물산측은 “엘리엇의 경우 삼성물산의 지속적인 성장보다는 자사의 단기적인 수익을 우선시 하는 등 지향하는 바가 일반 주주들과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외국의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위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과 주주들에게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을 해나가면서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라며 “합병은 반드시 되야한다.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자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엘리엣측도 삼성에 대응,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엘리엇은 이미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삼성물산 지분 추가 매입을 당부했고, 삼성물산 지분 0.26% 보유한 네덜란드연기금(APG) 등 일부는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지분 9.98%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5일 국민연금 등 삼성물산 주요 주주에게 합병 반대에 동참해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기관투자가들에게 삼성물산 합병안에 반대를 권고하는 의견서를 발송한 것이 알려지면서 향후 기관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변수가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엘리엇에, 국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삼성물산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엘리엇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 비율이 법 규정에 따라 두 상장사의 주가를 기준으로 정해진 만큼 승소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사실상 내달 주총에서의 표대결이 삼성과 엘리엇간 다툼의 중대한 분기점이라는 해석이다.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1대 0.35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합병이라고 주장해 왔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에 반발, 주총결의 금지 가처분신청 등 실력행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엘리엇의 첫번째 지분확보 경쟁은 전날 마무리됐다. 임시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9일까지는 주식을 사야 11일 확정될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11일까지 매입한 주식에 대해서는 주총에서 의결권이 주어진다.

주총이 열리면 엘리엇은 외국인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등 주주세력을 규합해 1조5000억원 이상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청구해 합병을 좌초시키거나 합병 반대표를 3분의 1 이상 끌어 모으는 시도에 나설 수 있다. 이미 7%대 지분을 확보한 엘리엇과 다른 주요 주주들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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