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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인상 앞둔 40대 외벌이 부부… "묶인 자금 풀어 목돈부터 마련"

입력 2015-06-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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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남편과 같이 재무상담을 받았다. 결혼하기 전이었고 새 출발을 다지는 의미에서 부푼 꿈을 가졌던 30대 시절 얘기다. 지금은 그때의 젊음을 부러워하는 40대인 데다 쌍둥이 자매 엄마가 되어버린 주부 김모(41)씨. 남편 혼자 벌어 살림을 꾸리기가 쉽지 않다. 대기업에 다니기는 하지만 계열사 합병을 앞두고 그 이후엔 구조조정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남편 소득에 대한 불안감도 생긴다. 애들이 학교 들어가면 일을 할 계획이지만 돈이 잘 안 모아지는 지금 상황을 분석 받고 싶어서 다시 상담을 신청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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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산의 배분을 점검하자

전세금 외에 금융자산을 보면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없다. 주택청약은 자녀들을 위한 것도 있지만 주택을 청약하기까지 묶이는 돈이다. 나머지는 장기 상품인 보험상품들. 연금저축과 변액유니버셜, 변액연금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활용할 만한 목돈도 변액유니버셜종신으로 묶어 버렸다.

그래서 목돈마련에 필요한 매달 저축하는 정기적금 비중이 너무 적고 펀드는 아예 포함돼 있지 않다. 재형저축은 일반적금보다 금리를 더 주기는 하지만 고정금리 기간도 한정되어 있고 7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전세금이 인상되면 목돈이 필요하지만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많지 않다.

그동안 집주인이 호의를 베풀어서 2차례 전세기간 끝나는 동안에 전세금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주변보다 1억 넘게 차이가 난다. 전세가 끝나는 올 연말에도 인상 없이 그대로 넘어간다고 보장할 수 없으므로 어느 정도 준비는 필요하다.

변액유니버셜은 가입한 지 8년이 됐지만 아직도 해약환급액이 원금이 되지 않는다. 다른 변액상품보다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두 딸이 학교를 들어가면 지출이 더 늘어나게 되므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 정리해서 연말의 전세금을 위해 준비하는 게 좋다.

재형저축은 비과세라고는 하지만 농특세 1.4%를 내야 한다. 금리가 높았던 시절에는 재산형성이 됐기 때문에 재형저축이라는 이름 값을 할 수 있었지만 저금리 상황에서 7년 정도의 기간이라면 다른 적립식펀드에 기대를 거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 일시납 종신보험, 불필요한 비용 지출

처음 상담 이후에 추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정이 필요하다. 보험료가 저렴해서 가입했지만 보험료가 10년마다 오르는 갱신형보험이다. 건강에 자신이 없어서 조기에 보험 혜택을 받는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40대보다는 50대 후반 이후에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가입한 태아보험은 큰 질병 위주로만 보장이 돼 있다.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보험은 실손보험이다. 실손보험을 추가해서 전체적으로 보장 범위를 넓히는 수준으로 조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보험료가 더 비싸지는 것은 아니다.

외벌이이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종신보험을 가입했는데 매달 납입하는 것이 아니라 목돈의 일시납으로 가입했다.

보험을 판매한 설계사는 매달 납입하면 20년이 지나도 해약했을 때 해약환급금이 납입원금 수준이 안 되지만 목돈을 넣으면 3년 정도면 원금이 되고 그 이후에는 투자에 대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을 했다. 이것은 판매자 입장에서 보험은 해약하면 손해 본다는 불편함을 덜어주었을 뿐이다.

또한 투자상품인 변액유니버셜이기 때문에 사망보험금도 늘어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보장성보험은 사망이나 특약의 상해, 질병에 해당되면 보험료 납입면제 혜택이 있다. 일시납으로 미리 보험료를 내면 안 내도 되는 보험료를 내게 되는 것이다.

3500만원의 목돈을 냈지만 20년 납입으로 하면 15만원이면 된다. 차라리 15만원은 종신보험으로 매달 내고 나머지 목돈은 다른 곳에 투자하면 사망보험금과 목돈에 대한 투자 효율 모두를 높일 수 있다.

그 외 고정지출은 다른 가정보다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라 걱정할 바는 아니지만 앞으로 증가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변동지출 변동 폭이 크지 않도록 매달 잘 관리하는 게 좋다.


◇ 자녀교육비, 보험보다 펀드로 준비

자녀 교육용으로 이자가 좀 더 높은 주택청약으로 각각 가입해서 납입하고 있다. 정기적금보다는 이자가 높지만 금리가 낮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큰 목돈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는 시기가 16년 정도 후이기 때문에 보험이 적합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험으로 묶어 놓으면 중간에 돈이 필요할 경우 해약한다면 손해 볼 수가 있다.

기간으로 보면 보험이 적합하겠지만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보험보다는 다른 펀드보다 길게 운영해도 수수료 부담 안 되는 인덱스펀드나 채권혼합형펀드가 적합하다.


◇연금저축, 세액공제 받는 펀드로

납입기간이 10년은 더 남은 변액보험도 지금은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납입금액을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줄인 만큼 차액에 대해서는 해약환급률이 적용돼 손해를 보기 때문에 그대로 두고 세액공제를 받는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도록 하자.

몇 차례 강조를 했지만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면 세액공제는 그대로 받으면서 적립식펀드와 똑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은 두 달 보험료 안 내면 실효지만 펀드는 납입이 자유롭다.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펀드로 이전해서 융통성 있게 운용하도록 한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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