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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Talk] 세월호 전원구조… OO병원 메르스환자 격리… '괴담' 대한민국

입력 2015-06-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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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 김동민 기자 = 이제는 SNS 알림이 무섭다. 치사율 40%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괴담도 SNS를 타고 퍼지고 있다.

괴담이 만든 공포의 근원은 나라에 대한 불신이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정부는 나라에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다. 그 와중에도 메르스는 1차, 2차, 3차 감염경로를 거쳐 나라를 집어 삼켰고 급기야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국민은 정부에게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낙타를 멀리하라’는 믿을 수 없는 말과 ‘손과 발을 잘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라’는 형식적인 대비책 뿐이다. 괴담은 ‘나도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의 틈을 파고든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관련 기관에서는 이제서야 메르스를 바로 알리는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강철인 홍보이사는 “괴담으로부터 국민을 안심시키는 보도자료를 여러 차례 배포했고 언론매체에도 적극적으로 메르스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괴담은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에서 비롯된다. 나라를 혼란시키는 악의적 괴담은 사회적으로 처벌해야겠지만 그전에 거짓된 정보에 국민이 흔들리지 않게 안심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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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은 이번이 처음이 아냐

국가적 재난이 발생하면 대한민국은 늘 괴담에 휩싸였다. 특히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보여준 정부의 어설픈 위기 관리 능력은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지난 해 세월호 참사 관련 괴담도 지금처럼 박근혜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국민은 골든 타임을 놓친 해경과 사건 당시 박 대통령의 7시간 공백에 크게 실망했다. ‘전원 구조’라는 유언비어로 시작한 세월호 괴담은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며 현실성을 갖고 떠돌았다.

세계적 유행병이 퍼질 때마다 괴담은 어김없이 생겨났다. 지난 2003년에는 메르스와 비슷한 호흡기 질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국내에 전파됐다. 다행히 사망자가 없는 일반 독감 정도로 끝났지만 ‘사스는 세균전을 위해 미군이 만든 바이러스’라는 괴담이 유포됐다. 

 

2009년에는 전세계적으로 감염자만 3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신종 플루가 크게 확산됐다. 실제 252명이 사망한 신종 플루는 당시 ‘백신을 맞으면 다 죽는다’는 식의 괴담이 퍼지며 국가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했다. 그 외에 에볼라 바이러스, 광우병 소고기 수입 등 ‘내가 피해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한 국민 어느 누구도 괴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괴담을 이기는 비책, 신뢰할 만한 국가와 개인의 객관적 시각!

사회학을 연구하는 한 학계 관계자는 ‘괴담, 대한민국’에 대해 “객관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개인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금 메르스를 바라보는 학계의 입장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세월호 참사도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메르스 괴담까지 퍼지면서 사회는 급속도로 불안에 사로잡혔다. SNS를 통해 전파되는 메르스 발생 병원 정보도 목숨을 걸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낙인이 찍히듯 공개되서는 안 된다”며 “지금 같은 재난 상황에서는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최우선으로 경계해야 한다.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정부나 알권리를 요구하는 국민의 입장이 충돌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개인 스스로 객관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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