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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표기업 후지중공업·도요타·피죤, 역전 성공 비결은?

그들에게 타협은 없었다
고객이 원하면 바꾸고
최고가 아니면 안 만든다

입력 2015-05-2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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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이라는 조어가 만들어질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의 기업들이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27일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공개한 ‘일본 주요기업의 경쟁력 강화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후지중공업, 미쓰비시연필, 피죤, 마니, 세븐은행 등 실적이 개선된 일본 기업의 사례들이 흥미롭다. 

 

전문가들은 세계경제 악화와 장기간의 엔고 속에서도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영업, 지속적인 연구개발, 획기적인 마케팅 등의 노력으로 이들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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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중공업 “철저한 소비자 지향 전략”

우선 후지중공업은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전략 수정으로 7년 연속 미국 시장 판매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된 사례다.

2007년 도요타, 혼다 등이 좋은 실적을 보인 반면 후지중공업의 침체는 지속되고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아닌 ‘만들고 싶은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언급되는 2002년 프리미엄 전략의 경우 독일의 벤츠, BMW와 같은 가격대의 제품을 생산했다. 자동차는 프리미엄인 반면 브랜드는 프리미엄이 아닌 상황으로 큰 실패를 경험했으며 2000년대 장기 불황의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전략을 변경했고, 철저하게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주력차종의 대형화를 추진했다.

주력 차종인 레거시(Legacy)는 일본 소비자 대상으로 최적화된 차량이었으며 미국인에게는 좁은 실내로 인기가 없었다. 이에 일본 영업점의 큰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9년 미국을 최우선 시장으로 설정한 후 차량 자체를 대형화해 모델변경을 단행했다. 이후 미국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며 강점을 보유한 SUV 등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차종으로 모델을 확대하며 판매가 호전됐다.


◇무라타제작소 “철저한 기술우선주의”


전자부품업계를 대표하는 무라타는 앞선 기술개발로 최고실적을 달성한 사례로 손꼽힌다. 무라타는 지난해 매출액 1조엔, 영업이익 2145억엔을 달성했다. 이는 IT버블 당시 기록한 2000년의 1049억엔을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무라타는 콘덴서, 안테나 부품 등 스마트폰에 불가결한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이폰, 갤럭시, 샤오미 등 세계 3대 스마트폰은 100% 무라타 부품을 사용 중이다. 무엇보다 무라타는 리먼쇼크 이후 대부분의 전자부품회사가 투자를 축소할 때 대폭적인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생산설비도 확충했다. 향후 이동통신규격이 3G에서 LTE로 바뀌면서 스마트폰 부품도 고기능 부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후 무라타의 예상대로 스마트폰 성능 개선을 위한 고기능 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매년 역대 최고의 실적을 달성 중이다.


◇마니 “기술력·품질 두마리 토끼 잡다”

의료기기 업체인 마니도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집착으로 안과 나이프 세계시장 점유율 1위, 34%라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안과용 나이프의 날 부분의 날카로움 뿐만 아니라 안구에 닿는 순간의 저항도, 날 부분과 손잡이 부분의 부착 방법 등을 철저히 검증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니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연 2회 개최되는 ‘세계 제일인가 아닌가 회의’를 통해 철저히 검증된다. 이 회의에서는 생산 담당자와 경영진의 격한 토론이 진행되며 세계 제일의 품질로 확신할 수 없는 제품은 생산불가로 판정된다.


◇피죤 “중국정부와 공조 파격 마케팅”

유아용품 대기업 피죤은 획기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경우다.

피죤은 지난 1월 전년동기대비 각각 8%, 23% 증가한 매출액 841억엔, 영업이익 127억엔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처럼 높은 실적의 원동력으로는 전체 매출액의 30%,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성장이 꼽힌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피죤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갈 수 있었던 계기는 2009년 중국정부와 공동으로 시행한 ‘모유육아활동’ 사업 전개 덕분이다. 당시 중국은 모유수유 인기로 올바른 모유수유에 대한 교육이 필요했는데, 피죤이 적극적으로 참가해 중국 국가위생부와 공동으로 병원, 상담실을 운영하며 올바른 모유수유 방법을 교육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피죤 브랜드의 이미지 개선과 엄마들로부터의 신뢰를 획득, 중국 유아용품 시장의 강자로 등극했다는 평가다.

피죤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에도 주력상품인 젖병 등을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 3월 인도 생산 시작을 비롯해 러시아, 브라질 등 9개 지역에서도 사업을 전개하며 중국에서와 같은 모유수유교육을 전개해 현지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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