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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겠다" 국적 버리고 떠나는 우리 국민

국적 포기자 증가...원인은 '체념형 이민’

입력 2015-05-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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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싫다며 국적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문제는 이민에 관대해지고 개인 삶을 중시하게 되는 등의 환경 변화에 따른 것보다는 ‘경쟁만을 강조하는 정글사회’와 ‘점차 커지는 불평등’에 대한 실망이 쌓인 결과 나타나는, 이른바 ‘체념형 이민’이 늘고 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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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최근 대한민국 국적 포기자 수는 증가 일로에 있다. 최근 법무부가 발표한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들어 3월까지 우리나라 국적 취득자는 3999명, 국적 포기자는 4580명이다. 지난해도 취득자가 1만4200명, 포기자가 1만9472명으로 포기자가 취득자보다 많았다. 중국과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 수요를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미국의 시민권 포럼 사이트 ‘아이작브록소사이어티’(Isaac Brock Society)는 지난 2104년과 올해 연속으로 최근 우리나라 해외 이민자들의 국적 포기 건수가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이트는 “한국은 국적 상실자가 연간 2만5000명으로 귀화자보다 많은 유일한 아시아의 선진국”이라고 분석했다.

서해페리호 침몰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세월호 사건 등 국가적 재난 사고 이후 대한민국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도 사실로 입증됐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있던 1993년~1995년 3년간 평균 이민자 수는 1992년 1만4477명에서 1만5917명으로 증가했고 IMF 금융위기 때인 1998년에는 전년 1만2484명에서 1만3974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원인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2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막연하지만 이민을 생각해봤거나(69%), 구체적으로 이민을 고려해 본 것으로(7.4%)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 심지어 ‘국가가 국민들을 보호해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라는 의견까지 내놨다. 열악한 교육환경, 과열된 경쟁구조, 취약한 복지정책 등 대부분 ‘사회안전망 해체’에 따른 부작용들이다.


한장희 기자 jhyk77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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