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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800원대 진입… 자동차·선박·석유 수출 초비상

입력 2015-04-2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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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내려 앉았다.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이후 7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엔저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서울외환시장에서 28일 15시 현재 원·엔 재정환율(외환은행 고시)은 전날보다 3.73원 떨어진 898.56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서울외환시장 개장 전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있지만 개장 중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008년 2월 28일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이날 오전 9시경 897.8원으로 저점을 기록한 원·엔 환율은 장중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898~899원선을 유지했으나 900원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원·엔 환율 장중 900원선 붕괴
원·엔 환율이 28일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외환은행 고시)은 100엔당 898.56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연합)

 


◇ 원·엔 환율 800원대 진입… 수출에 적신호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미끄러진 배경에는 일본의 양적완화로 인한 엔화약세와 최근 달러약세에 따른 원화강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는 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것도 엔화약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날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일본이 재정구조를 충분히 개선하지 않았다면서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원·엔 환율 하락은 해외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에 있어 독이다. 특히 한일간 경합도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채산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2013년 기준으로 0.5 수준이다. 양국 수출 품목 중 절반이 같다는 의미다. 

 

따라서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선박, 석유 등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 한국수출입은행 등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마다 한국의 수출은 평균 4.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 엔저현상 당분간 지속… 800원대 거스르기 어려울 듯

국내에 직거래시장이 없는 엔화는 미국 달러화, 중국 위안화 등과 달리 급격하게 환율이 변동할 때 외환당국이 정책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의 엔저 추세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작년 10월 발표한 ‘엔저 대응 및 활용방안’에 이은 추가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4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엔저 기조와 관련 “위든 아래든 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현상이 있다면 정부가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엔저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본과 유럽에서 유출된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 등으로 유입되고 있어 원화가 절상압력을 받고 있다”며 “연내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반면 일본에서는 자금유출이 확대되면서 엔화약세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유입되고 있고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명분은 약해지면서 원화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분기 원·엔환율의 800원대 흐름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국이 외환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지만 엔저의 방향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내린 1070.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0월 31일(1068.5원) 이후 6개월래 최저치다. 전일에 이어 이틀째 연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장 초반에는 1069.0원까지 저점을 낮추면서 1070원선을 뚫기도 했다.

조민영 기자 mine898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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