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재건...박삼구의 꿈 한걸음 앞으로

박삼구 회장의 꿈인 ‘그룹 재건’이 이뤄질 수 있을까?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28일 호반건설의 단독 응찰로 마감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본격적인 자금력 싸움이 시작됐다.
 

김상열 회장(왼쪽)과 박삼구 회장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의 최대 변수는 ‘가격’이다.

누가 높은 가격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금호산업, 그리고 아시아나항공까지 새 주인의 향방이 결정된다. 

호반건설이 박삼구 회장의 자금력을 뛰어넘는 응찰액을 제시했는지와 박 회장이 호반건설의 응찰액을 능가하는 금액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이다.

사실 자본만 충분하다면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은 박삼구 회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박 회장이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 통보를 받은 뒤 한 달 이내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밝혀왔다.

하지만 금호산업 인수 관련해 자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 입찰가가 생각보다 높아지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호반건설 역시 인수 의지와 함께 만만치 않은 자금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현재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제시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로 금호산업 인수가는 주가만 계산하면 5000억원을 밑돌지만, 아시아나항공 등의 프리미엄이 더해져 실제 인수전에서의 가격은 8000억원~1조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금호산업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8000억원 이상을 제시해야 하고, 1조원 이상을 써낸다면 안정권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것으로 알려진 호반건설이 인수 의지에 외부자금만 동원하면 금호산업 지분 인수 예상가를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계 업계의 목소리다. 

이번 응찰에 앞서 호반건설은 하나대투증권과 손 잡고 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무리해서 입찰금액을 올리지 않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금호산업이 그룹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인수 준비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본입찰이 마감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한 물밑 작업을 더욱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이번 본입찰과 관련해 “아직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인 내용을 접수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후 우선매수권 행사 조건을 통지 받을 경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은 이날 본입찰 제안서 마감 직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가격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로 보이며, 예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채권단이 유찰을 선언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만일 유찰될 경우 채권단은 재매각 추진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