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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세월호 참사로 꿈 잃은 아이들을 그리며…'열일곱의 버킷리스트'

입력 2015-04-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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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를 꿈꾸던 건우, 제빵인을 꿈꾸던 범수, 역사교사를 꿈꾸던 정현, 형이 다니는 대학교에 가겠다며 열심히 공부하던 동혁….

흔히들 말한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허망하게도 304명을 잃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4월은 분명 잔인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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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오후 4시 16분 홍대 롤링홀에서 있었던 첫 번째 ‘열일곱의 버킷리스트’ 공연 현장.(사진제공=세월호 304 잊지않을게)

 

‘망각’이라는 편리한 인간의 속성도 소용없을 만큼 충격적이었던 이 참사는 여전히 진실을 규명하지 못했고 세월호는 아직도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 바닷물 속에 가라앉은 상태 그대로다. 

 

250여명 아이들의 꿈이 물거품으로 사라진 지 꼭 1년이다. 그리고 오는 4월 19일 오후 4시 16분, 3월 8일 첫 발을 뗀 ‘열일곱의 버킷리스트’ 2회 공연이 열린다. 

 

키팝, 킹스, 포브라더스, 더 브리즈, 트랜스픽션, 딕펑스, 타카피, 크라잉넛 등 1회 출연진의 뒤를 이어 2회에는 3호선 버터플라이, 갤럭시 익스프레스, 요조, 가리온, 구남과 여라이딩 스텔라, 씨없는 수박 김대중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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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ADHD 베이스 나기훈, 게이트 플라워즈 박근홍, 브로큰 발렌타인 반, ADHD 드럼 김제강, 생전 수현의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김재성.(사진제공=세월호 304 잊지않을게)

 

 

쿵쾅거리는 밴드 사운드, 화려한 불빛, 3월 8일 오후 4시 16분 홍대 롤링홀은 평범해 보였지만 여느 때와는 분명 달랐다.

  

친구들을 부추겨 표를 예매하고 공연장을 찾았다는 50대 여성은 채 30분도 안 돼 “서 있기 힘들다”며 귀가하면서도 표 값을 아까워하기보다는 그래도 아직은 많은 이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있음을 확인한 안도감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무대 위 밴드들의 가슴엔 노란 리본이 달려 있었고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섞여 들더니 그 빈도수가 잦아진다. 저도 모르는 새 쏟아지는 눈물을 연신 훔치는 이들도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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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수현군의 버킷리스트.(사진=브로큰발렌타인 보컬 반 트위터)

공연 명 ‘열일곱의 버킷리스트’는 밴드 뮤지션을 꿈꾸던 단원고 2학년 4반 고(故) 박수현군의 버킷리스트 중 ‘공연 20번 뛰기 ADHD 기준’에서 시작했다. ADHD는 박군이 단원중학교 2학년 때부터 활동하던 스쿨밴드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멤버 8명 중 박군과 오경미·홍순영·김건우·이재욱은 단원고에 입학했고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가 됐다.  

 

그렇게 다른 학교에 진학했던 나지훈(베이스)·김재성(기타)·김재강(드럼) ADHD멤버들은 친구들을 잃었다. 

  

1회 공연에서 박군이 생전에 좋아했던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비롯해 YB ‘박하사탕’, 국카스텐 ‘거울’을 연주했던 지훈, 재성, 재강 ADHD 멤버들은 2회부터 공연에 참여하지 않는다. 고3 수험생으로 본분을 다한 후 내년 19번의 공연을 더 무대에 올릴 참이다.

 

5명의 ADHD 멤버들을 비롯해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250여명 단원고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연 ‘열일곱의 버킷리스트’는 한달에 한 번씩 열리며 10개반에 속했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기억하고 그릴 예정이다. 

 

첫 회 박군이 속했던 2학 4년 28명 소년·소녀들의 꿈을 추억하고 기린 ‘열일곱의 버킷리스트’ 2회 공연은 2학년 3반 학생들의 사연과 꿈을 담아 꾸린다. 

 

시간은 언제나 오후 4시 16분, 2014년 4월 16일은 그렇게 잊혀져서는 안 되는 날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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