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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고용부진에 '강달러' 주춤… "금리인상 연말로 미뤄질듯"

입력 2015-04-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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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측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지난 3월 기준 미국 고용 지표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예상의 절반에 불과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5.5% 수준에 머물렀다. 월별 일자리 증가량이 20만 개를 넘지 못한 것은 1년여 만에 처음이다. 현재 미국 내 고용률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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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발표 직후 달러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일(현지시간)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0.9% 상승해 1유로당 1.0973달러에 거래됐다. 엔화 대비 달러화는 1달러당 118.97엔에 거래를 마쳤다. 16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WSJ 달러 지수는 지난달 13일만 해도 12년 연속 최고점인 89.33이었다. 전년 대비 22% 상승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였던 18일 이후 2.6%나 떨어졌다.

유럽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 조짐도 달러 약세의 또 다른 요인으로 떠오른다. 올 들어 추진된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QE)는 달러 강세를 이끄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넘치는 유로화에 비해 희소한 달러 가치가 치솟아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가 12.7%나 올랐다. 1999년 유로화 단일 통화권 출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데이비드 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글로벌 금리통화부문 대표는 “(지금 시점 이후) 달러 강세가 더 이상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는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연이은 달러 강세 때문에 수출에 주력하는 미국 글로벌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 2위 컴퓨터 제조 업체 휴렛패커드(HP)가 발표한 1월 말까지의 순수익도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달러 약세로 돌아서면 기업과 투자자들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거듭 떨어지고 있는 유가를 조절해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았던 에너지 산업도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존 카날리 LPL파이낸셜 수석 경제전략가는 “최근 경제 지표를 토대로 보면 달러 강세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며 “달러 약세는 다양한 면에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적어도 당초 9월쯤에서 올해 말로 첫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연기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꽉 막힌 노동 시장으로 인해 경제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고용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금리 인상 목적이 고용 안정에 있다고 밝혔었다. 몇 달전까지만 해도 투자자 대부분은 지난 2006년 이후 연준이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시기가 오는 6월께가 될 것으로 점쳤었다. 그러나 고용 지표 발표 직후 투자자들은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전 33%에서 28%로, 12월 인상 가능성을 65%에서 57%로 낮춰 잡았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달러 강세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3월 지표 부진이 폭설과 같은 겨울 날씨라는 특수 요인과 맞물린 만큼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크리스토퍼 스탠톤 선라이즈캐피털파트너스 투자 관리자는 “유럽은 여전히 양적완화를 하고 있고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장기적인 달러 강세 가능성을 강조했다.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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