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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20조 완판되면 1600억 손실" 은행들 울상

갑작스런 계획 수정에…"총한도도 바뀌나"
"당국, 손 안대고 코푸는 격" '반대'

입력 2015-03-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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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에 본격화하면서 은행들이 불만 섞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총한도까지 늘리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현재 20조원 한도로 안심전환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전날 월별 한도를 없애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안심전환대출신청안내
연 2% 중반대의 안심전환대출 출시 이틀째인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에서 한 고객이 안심전환대출 신청 안내를 받고 있다.(연합)

 

금융위는 각 은행에게 월별 한도를 없애고 20조원 한도로 받아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이에 은행들은 당초 월 5조원씩 4개월간 총 20조원을 판매하기로 했었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출시 하루 전날 갑작스러운 금융위의 공문에 안심대출 판매전략 등을 수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과 SC은행 등은 판매 전날까지도 금리를 결정하지 못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후에 온 공문에 담당부서는 저녁 9시가 넘도록 회의를 진행했다”며 “다른 은행들도 이로 인해 업무에 혼선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걱정거리는 또 있다. 총 한도인 20조원이 조기 소진될 경우 추가 판매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예상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13조6000억원이다. 이에 반해 20조원이란 재원은 눈꼽 만큼이나 적은 수준이다. 

 

더욱이 현재 안심전환대출 대상자가 200만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환 가능한 사람은 20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이 10명당 1명 꼴에 그치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조기 소진될 시 미처 전환하지 못한 대상자들이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며 “소비자 들이 원한다는 것을 이유로 한도를 확대하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권은 한도가 20조원에서 더 늘어나게 되면 은행들이 입는 피해는 막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은행 담당자는 “안심전환대출은 적격대출과 마찬가지로 소진한 만큼의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을 주택금융공사에 판다”며 “그런데 안심전환대출 MBS 금리는 적격대출 MBS보다 0.7%포인트 이상 낮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손실을 은행이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MBS란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으로 주택·토지를 담보물로 발행되는 채권을 말한다. 안심전환대출은 전환된 만큼 은행들이 주택금융공사에 MBS를 사야 한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은 안심전환대출 20조원이 소진될 경우 전체 은행권 손실이 1400억~16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시장점유율에 따라 은행당 250억∼500억원의 순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또다른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구조를 보면 가계대출 문제를 은행보고 해결하라는 것”이라며 “이미 20조원 규모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예견된 상황에서 추가로 판매토록 한다면 이에 대한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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