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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 시대] 이주열, 저성장 내수경기에 결국 '카드' 뽑았다

“금리인하 가계대출 증가 번져” 인정…“관계 당국간 협력”

입력 2015-03-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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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결국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선택했다. 금통위는 12일 기준금리는 2.0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3월이 아닌 2분기 이후를 예상했다. 이에 금통위가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선제적 대응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수 회복세가 생각보다 상당히 미약했다”며 “이 상태가 오래가면 성장잠재력이 저하될 수 있어 미리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인하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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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에 따르면 내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이 석유제품 등의 단가하락으로 감소했으며 민간소비, 설비투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1월과 2월 두달간 지표를 보니 내수회복이 미흡했다”며 “1월 경제 전망 때 예상했던 흐름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물가 오름세가 둔화된 것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물가상승률은 0.8%였다. 그러나 2월 물가상승률은 0.5%에 그쳤다. 이는 석유류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석유류를 제외한 공업제품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된 것에서 기인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전월 2.4%에서 2.3%로 하락했다. 이 총재는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점검해보니 성장세와 함께 물가 상승률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미 달러화의 강세와 엔화약세에 따른 동조현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기준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가계부채 문제, 관계기관이 함께 풀어가야


금리인하 배경 설명하는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가계대출 문제가 핵심사항으로 떠올랐다. 이 총재는 그러나 가계대출 문제는 한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관계기관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금리인하가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통화당국뿐만 아니라 재정, 금융감독당국도 같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통화당국, 감독당국과의 역할이 분할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것 없이 (가계부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각 기관이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전격 인하 카드가 다른 국가의 금리인하 등 환율과 연관 짓는 것은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총재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부 국가가 양적완화 조취를 취했다”며 “어느 나라 중앙은행 총재도 ‘환율전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세계적인 금리인하 추세가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 재닛 옐런 총재도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이나 경기 등 국내 부문에서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두달 간의 경제지표를 판단할 결과 성장과 물가 흐름이 예상했던 바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할 단계 아니다

이 총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났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 디플레이션을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디플레이션은 모든 품목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것을 말한다”며 “지금의 낮은 물가는 상당 부분 공급 충격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5%였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2.3%였다”며 “경제 성장세가 미약하지만 3%대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을 과도한 경기 침체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글로벌 경제위기였던 지난 2008년에도 기준금리를 2.00%를 유지했다. 때문에 ‘과연 언제까지 1%대 기준금리가 이어질 것인가’하는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국제 금융시장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는 눈여겨보겠다”며 “상황 전개에 따라 1%대 금리의 유지시기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려 있다. 이 총재는 “연준이 올해 6월이나 9월 중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며 “하반기에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갖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 해서 다른 나라도 금리를 곧바로 따라 올려야 하는 건 아니며 미국은 제로금리이기 때문에 금리인상을 시작한다 해도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다”고 밝혔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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