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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하 '깜짝' 발표에…금융권·시장도 깜짝

이주열 "경기회복세 부진해 선제적 인하"
전문가들 "당연한 결과"

입력 2015-03-1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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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5개월만에 인하한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1.75%로 결정했다. 동결할 것이란 시장 및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은 깜짝 발표였다.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YONHAP NO-0672>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금리를 인하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거시경제가 악화되는 등 경기회복세는 미약했다.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3%, 광공업생산은 3.7% 급락했다.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1%, 수출은 전년대비 3.4% 감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담뱃값 인상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깜짝 금리인하로 금융시장은 술렁였다.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원·달러 환율은 1136.40원까지 고점을 찍었지만 차익실현이 쏟아지며 1130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1.61포인트 하락한 1979.22포인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네 마녀의 날’ 심술에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금융권도 술렁였다.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은행은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예대마진도 축소되며 순이자마진은 가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가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우선 실물경제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한은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늦게 했다”며 “환율이나 경제상태 등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계부채가 더욱 급증하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 두 차례 인하는 가계부채만 늘어났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기업 투자와 국민 소비가 미약한 원인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며 “금리인하로 풀린 돈은 실물이 아니라 부동산으로 가고 가계부채만 심각해지고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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