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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영상은 찐했지만 상상이 더 짜릿했다

입력 2015-03-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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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사진 제공=UPI코리아)

 

 

전 세계 여성, 정확히 말하면 30대 이상 아줌마들이 열광한 E L 제임스(Sam Taylor-Johnson)의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Fifty Shades of Grey)’가 지난 25일 영화로 개봉됐다. 원작은 두 주인공 그레이와 아나스타샤가 벌이는 농도 짙은 성적 묘사가 화제가 되면서 전 세계에서 1억부를 팔아치운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그동안은 잘생기고 돈 많은 젊은 남자와 평범한 여주인공의 로맨스가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은 일반 로맨스 소설에서 보기 힘든 성(性)에 관한 장면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며 색다른 자극을 원하는 어른 여성의 심리를 파고들었다. 상대를 때리고 억압하는 주인공의 평범하지 않은 성적 취향도 인기몰이에 큰 몫을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글보다는 영상이 메시지를 더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하지만 영화를 향한 관객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28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는 박스오피스 4위에 머물고 있다. 아직 개봉 초반이긴 하지만 원작 소설이 가진 인지도나 인기를 비교할 때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실제 영화를 본 관객도 ‘원작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상상에만 그쳤던 주인공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건 영화이기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영상을 보다 감각적으로 만드는 OST도 인상적이다. 비욘세(Beyonce), 엘리 굴딩(Ellie Goulding), 위켄드(The Weekend) 등 최고의 팝 아티스트가 참여한 영화 OST는 공개 전부터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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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사진 제공=UPI코리아)

 

 

◇ 은밀한 상상은 영화보다 소설이 한 수 위

영화가 주지 못하는 원작 소설의 매력은 ‘상상’이다. 책의 화자는 주인공 아나스타샤다. 그녀는 상황마다 자신의 감정을 독백으로 드러낸다. 이 독백이 이야기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나스타샤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독자는 더 깊이 그녀의 처지에 공감하고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나스타샤의 독백이 사라진 영화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고 그저 자극적인 성행위를 보여주느라 바쁘다. 그럴수록 관객과 스크린의 거리처럼 여주인공을 향한 공감대는 멀어진다. 영화 속 그레이(제이미 도넌)와 아나스타샤(다코타 존슨)의 노골적인 성행위가 자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도 상상의 여지가 줄어서다.


◇ 논란에도 캐스팅은 성공적

섹시한 매력을 가진 성공한 사업가 그레이에 처음 캐스팅된 이는 영화 ‘퍼시픽 림(Pacific Rim, 2013)’의 주인공 찰리 허냄(Charlie Hunnam)이었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가 그레이에 맞지 않는다는 소설 팬들의 반발에 결국 지금의 그레이 제이미 도넌(Jamie Dornan)이 탄생했다. 

 

그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지만 숨기고 싶은 과거를 지닌 소설 속 그레이를 훌륭히 재현했다. 다코타 존슨(Dakota Johnson)도 순진하면서도 도발적인 소설 속 아나스타샤의 매력을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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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개봉에 맞춰 잠시 주춤했던 원작 소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야기는 이제 시작

책으로 출간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1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2부 ‘50가지 그림자 심연’, 3부 ‘50가지 그림자 해방’ 3편이 각 2권씩 총 6권으로 구성된다. 영화는 두 주인공이 만나고 처음 헤어지는 1편까지의 내용이다. 아나스타샤는 그레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한 번 닫혀버린 남자의 마음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국내와 달리 영화를 향한 미국 현지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영화의 개봉(2월 13일, 이하 현지시간) 주말 수익은 8517만 달러로 제작비(4000만 달러)의 두 배 이상을 벌어들였다.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누적수익 1억 40000만 달러(2월 27일 기준)를 훌쩍 넘어섰다. 인기에 힘입어 영화 후속편 제작도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50가지 그림자 심연’을 다루는 2편부터는 비뚤어진 성적 취향을 지닌 그레이의 비밀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브릿지경제 = 글·사진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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