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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드맨', 아카데미 감독·작품·각본·촬영상 4관왕 달성

입력 2015-02-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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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87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AP=연합)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둘러싼 전문가 예상과 빅데이터 분석이 적중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멕시코의 거장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52·사진) 감독이 영화 ‘버드맨’으로 감독상과 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했다. 실제 12년에 걸쳐 한 소년의 삶을 따른 ‘보이후드’, 한국에서 ‘아트버스터’라는 신조어를 만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등 경쟁작도 쟁쟁했다.

앞서 열린 감독상 후보 역시 대단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웨스 앤더슨, ‘폭스캐처’의 베넷 밀러, ‘이미테이션 게임’의 모튼 틸덤 감독 등을 제치고 감독상을 차지했다.

이냐리투 감독은 2001년 ‘아모레스 페로스’, 2011년 ‘비우티풀’로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후보에 두 차례, 2007년에는 ‘바벨’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실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북미에서 개봉한 ‘버드맨’은 각본과 촬영, 편집, 음악, 연기가 완벽에 가깝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까지 60여개 시상식에서 162회 노미네이트 됐고, 133개 트로피를 거머쥐며 시상식 전부터 유력한 수상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영화는 과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히어로 영화에서 ‘버드맨’을 연기해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이 방탕한 생활로 돈과 명예를 모두 잃고 퇴물 배우로 전락했다가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재기에 나서는 과정을 담는다.

이 영화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리건 톰슨이라는 배우의 내면에서 휘몰아치는 고뇌와 좌절을 화면 밖으로 끄집어내 보여주는 듯한 촬영 방식이다. 후반 10분여를 제외하고는 원테이크로 촬영한 것처럼 편집된 영화는 극장이라는 폐쇄적인 공간과 인물과 인물의 세밀한 갈등을 롱테이크 기법에 담아 관객으로 하여금 톰슨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코미디 요소를 바탕으로 인간의 비애를 현실과 판타지로 극명하게 보여준 연출력도 놀랍다. 할리우드 현지에서는 서사와 그 서사를 담는 카메라를 완전히 통제한 채 한 인간의 깊은 내면으로 파고드는 이냐리투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이 절정에 달했다는 찬사를 내놓고 있다. 또 할리우드, 브로드웨이, SNS 등에 대한 이냐리투만의 날카로운 진단도 눈길을 끈다.

이른바 죽음의 3부작(‘아모레스 페로스’ ‘21그램’ ‘바벨’)으로 인간과 사회에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 이냐리투 감독은 ‘비우티풀’에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화법으로 극도의 페이소스를 보여주더니 ‘버드맨’으로 다시 한 번 자신만의 새로운 미학적 비전을 선보이며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만장일치의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

2000년 ‘아모레스 페로스’로 장편 영화에 데뷔 한 후 2006년 5월 세번째 장편영화 ‘바벨’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이냐리투 감독은 올해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품에 안음으로써 명실상부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우뚝 서게 됐다.

이냐리투 감독은 이날 감독상 수상 후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오늘 내가 입은 슈트는 ‘버드맨’에서 마이클 키튼이 입었던 의상인데 퀴퀴한 냄새가 난다”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관계자와 아티스트가 천재라고 생각한다”고 유쾌하고 훈훈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브릿지경제 =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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