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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나오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유있는 흥행 역주행

시장 논리에 밀려 점점 제작을 기피하는 '아이들' 영화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 "이 영화가 이대로 주저 앉으면 안돼요

입력 2015-02-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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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이 영화가 이대로 주저앉으면 ‘아이돌’이 나오는 영화는 있어도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가 탄생할 수 없어요.”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 살 소녀의 귀여운 도둑질을 그린 휴먼코미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제작사 삼거리픽쳐스의 엄용훈 대표는 절실하다. 그는 단순히 이번 작품의 흥행 여부를 떠나 앞으로 아이들이 보고 즐기는 영화 문화를 걱정한다.

물론 영화는 상업예술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영화는 돈 벌기만을 위해 만들어지곤 했다. 아이돌이 나오는 영화는 있어도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가 없는 이유다. ‘겨울왕국’, ‘드래곤 길들이기’, ‘빅히어로’ 등 최근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가족영화는 애니메이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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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7일 국내 개봉한 가족 영화 ‘해적왕의 황금나침반’.(사진제공=와이드릴리즈)



반면 미국은 꾸준히 아이들이 나오는 가족 영화를 제작한다. 지난 1월 개봉한 ‘패딩턴’을 비롯해 ‘해적왕의 황금나침판’, 타코타 패닝의 동생 엘르 패닝이 출연한 ‘호두까기 인형’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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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7일 개봉한 가족 영화 ‘패딩턴’.(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들이 거대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해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가 줄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것은 흥행 이상의 의의가 있다. 과거 ‘나 홀로 집에’, ‘101마리 달마시안’ 등 영화를 보며 아이들은 자랐다. 지금의 아이들은 그러한 추억을 느낄 기회를 어른들의 시장논리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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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관객의 뜨거운 호평에도 불구하고 CGV,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위주로 움직이는 시장논리 밀려 상영관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엄 대표를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의 노력과 관객의 요구로 줄었던 개봉관이 늘었다.

지난 해 12월 31일 개봉 이후 50여일이 지난 것을 고려한다면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2일부터 확대 상영을 시작한 영화는 현재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CGV아트하우스,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등 전국 51개관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영화의 재개봉 소식에 따른 관객의 반응은 좌석점유율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좌석점유율은 각각 37.0%, 37.9%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18일의 좌석점유율도 34.7%다.

이는 현재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인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의 같은 날 좌석점유율 34.5%(한국영화진흥위원회통합) 보다 높은 수치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설 연휴를 맞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역주행이 시작됐다.

브릿지경제 =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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