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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아파트 1층 날아오를까

입력 2015-02-1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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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1층 정원.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나오면 바로 이 정원으로 연결된다. 아담한 잔디밭과 간이 식탁, 나무 몇 그루가 정겨움을 더한다.(사진제공=궁원)

 

 

오늘날 아파트 1층은 주택시장에서 반갑지 않은 ‘매물’이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이나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노인 가정이 아니라면 대부분 수요자들은 1층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다. 아파트 정보 교환 커뮤니티 등에서는 1층을 소위 ‘비추’하기까지 한다.

이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과 앞으로 1층의 비전에 대해 알아본다.

한 포털 사이트의 아파트 매매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서 ‘1층’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판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차량 소음, 사생활·보안 문제, 채광 부족, 배수구 불량 등을 단점으로 꼽으며 입주를 추천하지 않았다.

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네티즌 Ja**는 “2년 전에 1층의 전셋값이 유난히 저렴해 서둘러 이사했다가 집 밖의 소음 탓에 2년간 고생만 하다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 미**는 “집 앞에 다른 건물이나 나무가 있다면 커튼을 치지 않아도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반면 1층 입주를 적극 추천하는 네티즌도 적잖게 눈에 띈다. 주로 자녀를 키우는 집들이다.

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회원은 “아이들이 뛰어 놀아도 전혀 걱정이 없다. 아이를 키우는 가구라면 만족스러울 것”이라며 층간소음 유발에 따른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점을 부각시켰다.

성남시 분당구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층 매물은 가격이 기준층(기준이 되는 평면을 갖는 층)에 비해 평균 2000만~3000만원 정도 낮음에도 수요자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이 같은 1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탈피하고자 단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특화된 설계를 수요자들에게 선보이며 활로를 찾고 있다.

건설사들의 대표적 변화로 꼽히는 것이 바로 ‘필로티 구조’다. 필로티(Pilotis)란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지상에서 기둥으로 들어 올려 만들어진 공간이다. 원래 1층이 있어야 할 자리에 기둥을 세움으로써 입주자들을 외부 시선으로부터 보호하고 빈 공간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지난 2013년부터 건설업체들은 신규 분양 단지 저층에 필로티 설계 방식을 적극 도입해 계약률을 높이고 있다. 저층 가구 입주를 꺼리는 수요자들을 위해 1층을 높여 쾌적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1층 위치에 세워지는 필로티는 평균 5~8m 높이다. 맨 아래층 가구는 실제 2~3층 높이에 거주하게 되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1동 힐스테이트 1차의 필로티 층 거주자는 “다른 1층보다 높아 행인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나무가 창문을 가리지 않아 조망도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필로티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1층에 생긴 여유 공간은 단지 전체의 개방감을 높여 쾌적한 주거환경에 도움을 준다. 또한 필로티 공간에 커뮤니티 시설 등을 설치해 입주민들의 생활편의에도 도움을 준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노력에 수요자들도 1층에 대한 좋을 인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실수요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아파트 입지뿐 아니라 다양한 항목을 따져보고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분위기”라며 시장의 상황을 전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이전까지는 수요가 덜한 수준을 넘어 ‘기피’ 대상이었다”며 “건설사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실수요자들의 시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릿지경제 =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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