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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차남 유학비 조달 포트폴리오 따로 준비하라

[맞춤재무설계] 두 아들 유학 앞둔 맞벌이 여교사

입력 2015-0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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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농사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없다.

정년퇴임을 10여년 앞둔 권○○(51) 선생님은 두 아들들이 부모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서 걱정이 앞선다. 대학 2학년을 마치고 의무경찰에 복무 중인 큰 아들은 명석함에도 불구하고 노는 것만 좋아해서 강제로 유학이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둘째 아들은 무난하게 공부에 취미를 붙였으면 좋겠는데 미술에 관심을 두고 있어 어떻게 뒷바라지를 해야 할지 걱정이다.

몇년 안에 자녀들 유학비로 목돈이 들어갈 상황이다. 수입은 적지 않지만 모아진 돈은 별로 없어서 또 다른 고민이다. 유학을 보내기 위해 다른 대출을 받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고 준비를 하고 싶다는 것이 권 선생님의 고민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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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고정지출, 허리띠 졸라도 티가 안나

지금까지 상담했던 많은 사람들의 지출에 대한 고민은 하나로 모아진다. 별로 쓰는 것 같지도 않은데 항상 허전하다는 것이다. 씀씀이기 헤퍼서 그런 것도 있지만 먼저 지출의 비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 선생님 가정은 고정지출이 전체수입의 4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다른 가정의 경우 주택구매나 전세금으로 인한 대출금이나 자동차할부, 보장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데 반해 사교육비와 십일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정비는 생활비 지출과 다르게 쉽게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대출금이 많아서 조정하려면 이사를 각오해야 하며 보험의 경우는 해약을 무릅쓰고 리모델링을 단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 선생님의 가정에서 교육비는 둘째 아들이 미대를 끝까지 고수한다면 올해 학원비는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그리고 십일조 같은 종교적인 믿음에 관한 부분은 양보할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수입이 많기는 하지만 고정지출의 비중이 높다 보니 별로 쓰는 것이 없는데도 돈이 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행히 보장성보험은 일찍 가입한 것이 많아서 비용 대비 효율적이므로 중복 보장되는 부분은 굳이 유지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자녀들 보험을 보완을 하더라도 지금보다 내는 보험료는 더 줄일 수 있다. 여기까지가 지출을 줄이는 데 있어서 재무설계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지출관리에 대한 부분은 전문가가 발 벗고 나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의 이해와 합의가 필요하다. 권 선생님도 지금에서야 지출 파악이 되었기 때문에 남편과 자녀들에게도 고정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다른 지출에 대해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녀들을 위한 유학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자산 묶이면 필요할 때 손해 보고 처분할 수도

권 선생님의 금융자산 분포도 다른 가정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장기인 연금저축과 교원공제저축으로 구성돼 있고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없다. 물론 얼마 전 노후를 보내기 위해 전원주택 토지를 매입하면서 그동안 모은 돈의 대부분 들어갔다.

이렇게 돈이 묶이게 되면 자녀교육이나 다른 일로 목돈이 필요할 때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세제혜택을 받는 상품이기 때문에 중간에 해지하면 소득공제 받은 부분에 대한 불이익이 발생하고 부동산의 경우 급매로 처리하다 보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손해보고 팔아야 한다.

유동성에 대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자금은 준비돼 있어야 한다.


◇안정성 중요하지만 저금리 대비도 필요

매우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예금과 적금 위주로만 돈을 모아 왔다. 노후준비도 연금저축보험과 교원공제저축으로 구성돼 있다. 

 

 

권 선생님은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고금리의 예금·적금 혜택을 받았지만 펀드를 가입해서 원금손실까지 경험했기 때문에 투자 상품에 대해 눈길이 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앞으로 이전의 고금리 시대가 찾아오기는 힘들다.

한두 번의 경험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선입견을 갖는 것은 더 나은 가능성을 포기하게 된다. 투자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것을 고려해 배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권 선생님의 계획처럼 장남의 유학이 1~2년 안에 예정된다면 유학자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을 선택하면 안 된다.

하지만 차남의 경우 그보다 더 길게 5년 정도 시간이 있기 때문에 투자 상품에 배분을 하더라도 조급해 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대외여건이 안 좋아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시장이라는 것은 항상 변한다. 투자는 기다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은행의 이자보다는 더 나은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러므로 작은 금액부터 시작해서 분위기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면 된다.


◇부동산 대출금, 활용할 수 있는 수준범위에서 정리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집을 살 때 대출이 아직 남아 있다. 구입한 아파트로 이사를 하면 지금 살고 있는 전세금으로 원금상환은 물론 여유자금까지 확보가 된다.

그러나 고 3 아들 학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세를 더 연장해서 2년 후에나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다. 2년 후면 대출금은 정리가 되기 때문에 굳이 지금 대출금 상환에 올인할 필요가 없다.

큰아들 유학문제가 그 시기 안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목돈을 만드는 데 더 집중을 해야 한다. 물론 적금이나 예금을 통해서 대출금보다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는 없지만 유학자금으로 사용할 금융자산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2년 안에라도 적극적으로 목돈 마련에 신경 써야 한다. 권 선생님 부부의 소득이 세후로도 1억원이 넘기 때문에 30%만 저금을 해도 2년 동안 5000만원 이상은 충분히 모을 수 있다.

강성갑 희망재무설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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