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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 전설의 뮤즈들 스크린 컴백

최근 MBC '무한도전-토토가' 1990년대 가요뮤즈 재조명 이어 1·2월 개봉 영화 세 편 OST 6070 뮤즈 손짓

입력 2015-01-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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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 ‘I’m Your Girl’, 김현정의 ‘멍’, 엄정화 ‘포이즌’, 이정현 ‘와’, 소찬휘 ‘티어스’….

최근 어디 가나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노래는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출연곡들로 연일 음원차트를 싹쓸이 중이다.

‘토토가’로 재점화된 ‘옛 노래 재조명’ 열풍 속에 눈에 띄는 현상은 옛 뮤즈들의 귀환이다.

 

1990년대 남자들의 가슴을 떨리게 한 ‘요정’이었고 롱다리 미녀였으며 치명적인 섹시함의 아이콘이었던 S.E.S, 김현정, 엄정화 등은 스스로 음악의 여신이었고 누군가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는 뮤즈였다.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로 통용되고 있는 ‘뮤즈’는 그리스 신화 속 여신으로 음악을 관장한다. 스스로가 음악의 여신이었고 누군가의 음악적 영감을 주는 뮤즈였던 이들이 문화 콘텐츠 속에 스며들고 있다.  

 


◇ ‘강남 1970’ 속 혜은이·이시다 아유미 

 
강남1970김지수
영화 '강남1970'

이달 21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유하 감독의 강남 3부작 완결편이자 이민호의 영화 주연 데뷔작 ‘강남 1970’에도 주옥같은 옛날 노래들이 등장한다. ‘제3한강교’를 부른 혜은이는 낭랑한 목소리로 남심을 사로잡은 1970년대 뮤즈였다.

탤런트 김보연,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한국어로 혹은 영어로 번안해 불렀던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길라의 따갈로그어(필리핀의 공식언어) 노래 ‘아낙(Anak)’도 영화 정서를 상징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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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재킷 속 이시다 아유미(왼쪽)와 혜은이.

 

이 곡에 대해 유하 감독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전에 빌보드 상위권에 랭크됐던 곡”이라며 “아버지가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노래로 고아인 김종대(이민호), 백용기(김래원)에 부합해서 선곡했다”고 밝힌다.

사실 이 영화에서 귀를 사로잡는 노래는 특별출연한 김지수가 연기하는 민성희가 간드러지게도 부른 일본 엔카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다. 이 노래는 1968년 일본 인기 여배우 이시다 아유미의 싱글곡이다. 연기, 가수 활동을 동시에 진행하던 아유미가 가수에 전념하면서 발표한 곡이다.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애틋하고 설레는 마음을 담은 이 노래는 발매와 동시에 150만장이 팔려나갈 만큼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 곡의 인기는 일본 노래가 금지됐던 한국에서도 몰래 들을 정도였다.

‘걸어도 걸어도 작은 배처럼, 나는 흔들리고 흔들려서 당신의 품속에…’. ‘블루라이트 요코하마’ 노랫말처럼 이시다 아유미는 엔카 특유의 콧소리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댔다.


◇ ‘블랙 버드’ 가득 울려 퍼지는 니나시몬의 명곡 


블랙버드
영화 '블랙버드'


니나 시몬(Nina Simone, 본명 Eunice Kathleen Waymon).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랄드와 더불어 20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중 한 사람인 그녀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울리는 허스키 보이스의 소유자다. 성별이 모호할 정도로 낮고 굵지만 우아하고 기품 있는 그녀의 목소리로 구현되는 재즈, 블루스, 소울 등은 탄성을 자아낸다.

민권운동가였고 상처받은 이를 위해 노래했던 그녀는 ‘소울의 여사제’로 불리며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를 비롯한 수많은 뮤지션들의 뮤즈였다.

그녀의 ‘블랙버드’가 동명 뮤직영화로 귀환을 예고했다.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절 흑인들의 측은함과 애환을 담은 ‘블랙버드’는 영화 속 주인공 노니(구구 바샤-로 Gugu Mbatha-Raw)의 첫 오디션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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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여제' 니나 시몬


1966년 발표한 ‘블랙버드’는 래이 앤더슨(Ray Anderson)이 작곡한 1926년작 히트 팝송 ‘바이 바이 블랙버드’의 니나 시몬 버전이다. 이 곡에 대해 재즈 공연기획자이자 칼럼니스트 황태연은 “아프로큐반 리듬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다. 화려하지 않은 듯 풍성한 매력이 일품”이라며 “마일즈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의 동명 연주곡은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전한다.

 

더불어 황태연이 꼽는 니나 시몬의 추천 넘버는 ‘렛 잇 비 미’(Let it be me)다. “유명 팝송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친근하면서도 그녀만의 블루스적인 목소리가 잘 어우러진다”는 전언이다.

‘외로운’ 아버지와 ‘고통스러운’ 어머니, 품어줄 이 없는 고통스러운 삶, 극심한 인종차별 속에 ‘날아선 안된다고 강요당하던 검은 새’ 니나 시몬은 그렇게 높이도 날았다. 니나 시몬을 닮은 흑인 여가수의 성공담을 담은 ‘블랙버드’는 이달 29일 개봉한다.  

 


◇영화 ‘쎄시봉’ 트윈폴리오와 친구들의 포크송

 


‘강남 1970’과 2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 ‘쎄시봉’에 모두 등장하는 노래가 있으니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치는 남자 노래, 이 곡에서 영감을 받은 김현석 감독은 쎄시봉에서 가수를 꿈꾸던 뮤지션들의 뮤즈 민자영(김희애, 한효주)을 창조해냈다.


1969년부터 시작된 포크음악 열풍의 근원지는 음악감상실 ‘쎄시봉’이었다. 이곳에서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등이 가수의 꿈을 꿨다. 조영남과 결혼했던 윤여정은 그들의 공공연한 뮤즈였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혹은 창조된 뮤즈가 영화 ‘쎄시봉’ 속 자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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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쎄시봉'

트윈폴리오의 전신 ‘트리오 쎄시봉’ 멤버 오근태(김윤석, 정우)와 음악감상실 쎄시봉의 뮤즈 자영의 애틋한 첫사랑은 1970년대 대중을 사로잡았던 통기타 선율 속에서 빛을 발한다.

추억의 팝송 ‘웬 더 세인츠 고 마칭 인’(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과 ‘유 민 에브리싱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를 비롯해 트윈 폴리오의 ‘웨딩케익’부터 ‘사랑이야’, 이장희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 등 ‘뮤즈’ 자영을 향한 러브송은 그야말로 주옥같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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