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얼어붙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 다시 줄어들었다.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 발표로 반짝 증가했던 주택 거래량이 9·1 대책 이전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모두 849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33.4%나 줄어든 수치다.

올 들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2·26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후 6월까지 감소했다가 ‘7·24조치’와 ‘9·1대책’ 등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 발표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7월부터 10월까지 네 달 연속 상승했다.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889건으로 2008년 4월(1만2173건) 이후 처음으로 1만건을 돌파하며 부동산 시장에 불어온 훈풍을 증명했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1월(7447건)보다는 14.1% 늘어난 수치이나 올해 9월과 비교하면 3.1%(277건)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지난달 거래량이 크게 주저앉은 것을 9·1대책의 효과가 끝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9·1 대책 수혜 단지로 꼽혔던 재건축 추진 단지와 재건축 연한 단축에 따른 호재 아파트가 몰린 지역 거래량 증가가 10월의 호성적을 견인했다면, 지난달의 부진한 성적도 이 지역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거래량은 양천구, 마포구, 강남구, 중랑구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목동 등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양천구는 9·1 대책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며 거래량이 9월 352건에서 10월 566건으로 60.5%나 증가했지만, 지난달, 다시 9월과 같은 수준(352건)으로 복귀했다.

마포구의 거래량은 전달보다 36.1% 감소한 288건이었으며 강남구와 중랑구는 각각 33.4% 줄어든 526건, 273건으로 나타났다.

용산구(-31.4%), 광진구(-27.4%), 성동구(-27.3%), 도봉구(-26.4%), 노원구(-24.6%) 등의 거래량 감소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는 기존 아파트 거래 시장의 수요층이 두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가오는 성수기인 내년 1~2월 겨울방학 이사철에 기존 아파트 거래가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앞으로 주택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