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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할 때마다 매일 조금씩…기부도 습관처럼 간편하게

예비사회적기업 '모우소셜컴즈'

입력 2014-11-0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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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DMC첨단산업센터로 옮겼어요.” 한 사회적기업과 취재 일정을 잡고 방문하기 위해 장소를 재확인하니 돌아온 답변이다. ‘사회적기업이 첨단산업센터에?’ IT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해도 사회적기업이 첨단산업센터에 입주한다는 게 흔치 않은 일이라 궁금증은 더 커졌다.

지난 4일 상암동에 위치한 DMC첨단산업센터에서 모우소셜컴즈 김홍래 대표를 만났다. “일반적으로 첨단산업센터에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IT업체들이 입주하기 마련인데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회적기업이 입주한다는 게 쉽지 않고, 흔치 않은 일이죠. 하지만 IT와 디자인을 접목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펼치는 기부사업이 장기적으로 기부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본 것 같습니다. 디자인분야 입주기업으로 지원해서 지난 9월에 입주했습니다. 깔끔한 첨단 시설을 관리비만 내고 이용할 수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모우소셜컴즈는 IT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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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란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예비사회적기업이란 사회적목적 실현,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창출 등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수익구조 등 일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기관을 말한다. 사회적기업의 전 단계로, 향후 사회적기업 인증이 가능한 곳을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한다.

모우소셜컴즈는 ‘세이브콘(Savecon)’이라는 모바일앱을 통해 기부를 받아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홍래 대표는 디자인 전공 후 IT분야에서 일을 하는 도중 ‘공공의 이익’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회적기업가의 꿈을 키웠다. 공공기관인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일을 한 것도 사회적기업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단지 돈만 쫓기보다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김 대표는 결국 영리를 꾀하면서도 공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월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인큐베이팅(창업) 과정을 밟은 후 동년 6월 모우소셜컴즈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전공과 경험을 살려 디자인과 IT를 접목시킨 모바일앱 서비스를 통해 취약계층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에 선정됐다. 지난 3월 안드로이드버전 ‘세이브콘’ 앱(App) 개발을 완료해 모바일로 기부금을 모아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기부금은 청각장애인 보청기 지원, 국내 독거노인 사랑의 쌀 보내기, 미얀마 장애아동 지원, 국내 영양부족 아동 달걀 지원, 장애아동 학용품 지원, 인도 소외계층 생계유지사업, 캄보디아 옥수수씨앗지원, 제3세계 농업지원, 청소년 도서지원, 망고묘목 심기를 통한 경제활성화 지원 등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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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소셜컴즈는 KDB나눔재단과 연계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웹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모우소셜컴즈 제공)

 


김 대표는 모우소셜컴즈에 대해 ”IT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사업은 크게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사업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플랫폼 개발이다. 취약계층 지원으로 펼치는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세이브콘’이다. 일반 기부자는 물론 자선단체, 기업도 세이브콘을 통해 기부를 할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상에서 이뤄진 기부 방식이 일시적으로 감정을 자극해 큰 금액 위주로 이뤄진 식이라면 세이브콘은 소액을 꾸준히 습관처럼 기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세이브콘 기부는 기부자가 소액(1000원 단위)의 기부를 하면서 기부다이어리를 통해 기부스토리를 남김으로써 기부자 스스로 또는 기부자간에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또한 기부자는 개인 기부 외에도 기업의 기부쿠폰을 이용해 기부를 할 수도 있다. 기업은 홍보와 사회공헌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개인 기부자는 개인 기부금이 아닌 기업의 도움을 받아 취약계층을 지원할 수 있다. 세이브콘은 기부를 하려는 사람을 연결시키는 모바일 상의 정거장(플랫폼)인 셈이다. 두 번째 사업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웹 전문 교육이다. 올해 서울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과 연계해 청각장애인 웹 전문가를 육성했고, KDB나눔재단과 기초생활수급 청년의 취업 지원을 위한 웹 교육을 실시했다. 세 번째는 비영리 구호자선단체의 웹사이트 제작지원 사업이다.

김 대표는 “현재 수익의 대부분은 두 번째 사업으로 소개한 웹 전문교육에서 나옵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1억원에 운영비는 7000만원이 들어갔다. 올해는 2억 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운영비가 3억원이 투입됐다. 올해의 경우 2차 서비스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자금액이 늘어나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이긴 해도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4곳의 웹 에이전시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어 운영상 어려움은 없다. 지난 7월에는 중소기업청 ‘스마트창작터’ 사업에 지원해 우수 앱으로 인정받아 2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현재 세이브콘은 1000여명의 일반 회원과 11개의 중소기업 회원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어 세이브콘을 통한 모금은 취약계층 지원활동일 뿐 수익은 거의 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기부금 모금 단체의 수수료는 15% 정도이나 모우소셜컴즈는 일반회원 기부금은 7%, 기업회원 기부금은 10%의 수수료만 받고 있다. 기부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전달방식과 반대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 온라인 기부단체 대부분이 수수료를 제한 후 기부금을 전달하는데 반해 기부금 전액을 바로 취약계층에 전달한 후 나중에 수수료만 지급받는 방식이다. 물론 기부자가 늘어나면 기부금 수수료만으로도 운영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 시점을 5만 5000명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IOS버전 개발을 완료하고 영문 서비스를 개시해 전 세계에 기부문화를 전할 계획이다.

더 큰 비전도 있다. 2차 서비스 사업으로 해외 자유여행자를 위한 소셜커머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낸 수익의 일부는 낙후 지역의 도서관 설립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이브콘 기부회원이 3만명을 넘어서면 신차발표회, 패션쇼 등 기업 행사 발표와 연계해 기부활동을 펼치는 2차 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종혁 기자 ch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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