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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 그가 마지막 공연에서 남긴 말은…

"내 걱정하지마… 보고 듣고 숨 쉬는 모든 일상이 나의 음악"

입력 2014-10-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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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가수 신해철이 지난 9월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넥스트 콘서트 ‘reboot yourself’에서 열창하고 있다. 이 공연은 신해철의 생전 마지막 콘서트가 됐다. (사진제공=KCA엔터테인먼트)

 

 

“남자애들의 어린 시절 꿈이 뭔지 알어?”

지난 9월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넥스트 콘서트 ‘reboot yourself’의 한 장면. 무대 위의 신해철이 돌연, 팬들에게 ‘꿈’에 대해 물었다. 여기저기서 “대통령”, “박사”, “장군” 등의 모범답안이 튀어나왔다. 가장 많이 나온 답은 “신해철”이다. 록밴드를 추종했던 소년이라면 신해철처럼 되는 게 정답이었으리라.

신해철은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답했다. “다 틀렸어, 남자애들의 꿈은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로봇을 타고 하늘을 나는거야”,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답이다. 이어 흘러나온 음악은 “라젠카, 세이브 어스”로 시작하는 웅장한 도입부, 공연장은 무아지경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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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대해 얘기하고, 기성세대의 권위를 경계하던 영원한 ‘마왕’(魔王) 신해철이 끝내 사망했다. 향년 46세. 지난 17일, 장협착 수술을 받고 22일, 갑작스럽게 심정지 상태가 온 뒤 불과 5일만이다.

사망 직전, 신해철은 6년만에 앨범을 발표하며 의욕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원맨 아카펠라 형식의 혁신적인 신곡 ‘아따’가 담긴 새 앨범 ‘Reboot Myself Part 1’을 발표했고 1997년 해체한 넥스트와 조우해 9월 20일에는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뿐인가. 1회 녹화만 마쳤던 JTBC ‘속사정쌀롱’을 비롯, 다양한 방송활동을 예고했고 이를 위해 의욕적으로 다이어트까지 하던 상황이었다.

신해철 본인도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감하지 못했다. 그는 공연장에서 팬들에게 공언했다. “너희들(팬)이 뭘 걱정하는 줄 안다. 그러나 내가 보고, 듣고, 숨쉬는 모든 일상이 나의 음악이 된다.”

타고난 반골 정신으로 MBC ‘100분토론’의 단골 출연자였고 사회적, 정치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신해철이다. 그러나 故노무현 대통령 사후 한동안 공적 발언을 자제했던 그는 다시금 자신의 생각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그러한 생각들을 음악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속시원하게 긁어주던 그의 달변도, 삶과 인생을 통찰하고 꿈과 낭만에 대해 노래하던 그의 가사도 이제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마지막 공연에서 팬들의 앵콜 요청에 무려 앵콜곡만 세곡을 불렀고, 아이를 데려온 팬들에게 “아직 엉아가 많이 벌지 못해서 콘서트장에 놀이방은 마련하지 못했다 미안하다”라고 양해를 구하던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신해철, 팬들에게 나이 들어서는 아프지 말라며 ‘단 하나의 약속’을 노래 부르던 그의 부음에 숱한 동료연예인들과 팬들은 애도를 고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유족으로는 부인 윤원희씨와 1남 1녀가 있다. 발인 30일 오전. 문의 (02-3010-2263)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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