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아빠·아버지·아버님…"진짜 괜찮으신가요?"

진지하거나 서글프거나… 영화·드라마 속 '우리 아버지'

입력 2014-10-22 10:27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press_still_06
어느 시대나 아버지의 자화상은 서글프다. 영화 ‘국제시장’(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각박한 시대에 아버지로 산다는 건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자식을 잃거나 잃을 위기에 처한다면 그 절망은 배가한다.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진지하거나 코믹하게 혹은 서글프게 담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외친다. ‘이제 아빠도 좀 부탁해!’



◇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관통한 아버지 “진짜 괜찮으신가요?” 영화 ‘국제시장’


국제시장_가로포스터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한 헌사 영화 ‘국제시장’(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를 살아온 아버지는 “괜찮아”, “잘 되겠지”, “다행이다” 등을 되뇌며 살았다. 월남전 참전용사로, 한국전쟁 피난민으로, 파독광부로 살던 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 12월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단 한 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 적이 없는 가장 덕수(황정민)의 이야기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윤제균 감독은 “당신이 아닌 가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를 보며 늘 죄송한 마음이었다”며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평범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전한다.

대한민국 부모 세대에 헌사하는 영화의 배경은 ‘국제시장’. 과거 피난민들이 장사를 하던 곳으로 ‘사람 빼고 다 외제’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던 밀수품 공급지다.
 

 

◇ 중고 아빠와 짝퉁 수령동지, 유쾌한 감동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나의 독재자’

하지만 이 시대 아빠는 더 이상 푸근하고 든든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다. 11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명문대 출신이지만 10년째 백수 태만(김상경)과 그런 아빠가 거추장스러운 딸 아영(최다인)의 이야기다.  

 

 

news_still_07
푸근하고 든든하기만 한 존재가 아닌 요즘 아빠, 그 아빠를 떨이로 내놓은 딸의 고군분투기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사진제공=레드로버)

 

 

홍부용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딸이 아빠를 학교 아나바다 행사에 이어 중고사이트에 매물로 내놓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유쾌하지만 서글픈 ‘중고 아빠 떨이’ 사태는 ‘아빠 렌탈 사업’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스스로가 상품이 되는 서글픈 아빠, 하지만 아빠가 필요한 이들의 사연은 더욱 애달프다. 그렇게 부녀가 아빠의 존재이유를 찾아야 하는 시대, 웃음이 나지만 서글프다.

10월 30일 개봉한 영화 ‘나의 독재자’는 짝퉁 수령동지 성근(설경구)과 속물 아들 태식(박해일)의 이야기다. 스스로를 수령동지라 굳건히 믿는 아버지와 그에 대한 애증으로 똘똘 뭉친 아들은 티격태격이다. 도통 섞이지 못할 것 같은 두 사람이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은 웃음 속에서 감동을 선사한다. 


 

◇ 어느 시대나 아버지의 자화상은 슬프다, 영화 ‘웨스턴 리벤지’ ‘토카레브’ 그리고 드라마 ‘나쁜 녀석들’


자식을 잃은 혹은 잃을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복수는 처절하고 잔혹하다. 10월 23일 개봉한 영화 ‘토카레브’는 마피아 출신의 딸바보 폴 맥과이어(니콜라스 케이지)가 납치된 딸 바네사(레이첼 니콜스)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추격전이다.  

 

bodostill_05
마피아 출신 딸바보 아빠의 딸 구출작전 영화 ‘토카레브’(사진제공=누리픽쳐스)


아들과 아내를 잃고 복수전을 펼치는 서부극 ‘웨스턴 리벤지’도 10월 30일 개봉한다. 잔혹한 서부, 눈앞에서 아들을 잃고 쏜 총이 존(매즈 미켈슨)이 겪는 험난한 여정의 시발점이다. 

 

 

s1
죽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총을 잡은 아버지 ‘웨스턴 리벤지’(사진제공=시네마 리퍼블릭)

 

 

10월 4일 첫 방송을 한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오구탁(김상중)은 경찰이지만 극중 가장 나쁜 녀석이다.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고 악질 범죄자 이정문(박해진), 박웅철(마동석), 정태수(조동혁)를 쥐락펴락하는 인물이다. 그가 극악무도한 인물로 변질된 데는 무참하게 살해당한 딸의 사연이 있다. 그렇게 자상했던 아빠는 악당을 능가하는 인물이 된다.  

 

 

김상중  (3)
딸을 잃은 아버지는 잔혹한 냉혈한이 돼 간다. 드라마 ‘나쁜 녀석들’ 오구탁 역의 김상중(사진제공=CJ E&M)

 

 

“우리는 평생을 빚지고 살지. 부모에 빚지고 은행에 빚지고 자식에 빚지고….”

구탁의 비아냥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하는 처절한 아빠, 어느 시대나 아버지의 자화상은 서글프기만 하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