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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인의 날 되새겨 보는 우울한 현주소

입력 2014-10-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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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8회 노인의 날이지만 우리나라 노인들은 안녕하지 못하다. 경노잔치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지만 반짝 행사에 그쳐 흥겹지도 않다. 영국에서 날아온 ‘세계노인복지지표’ 소식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1일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발표한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세계 96개국 가운데 50위로 중하위권이다. 스리랑카(43위), 필리핀(44위), 베트남(45위), 중국(48위)에도 밀린다. 아시아국가 중 일본이 9위로 앞선다.

연금 소득 보장률, 노인 빈곤율 등을 반영한 ‘소득보장’은 80위로 꼴찌 수준이다. 지난 7월부터 지급하기 시작한 기초연금은 이번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지만 노인들이 가난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65세 이상 노인 70%에게 최고 20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으로는 노인 빈곤문제를 완화하기 어렵다. 생계에 매달리느라 70세까지 일손을 놓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의 우울한 현주소다.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은 보고서에서 “한국은 전반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나 기대에 비해 낮은 소득보장 순위에 머물렀다”면서 “노인 빈곤의 심각성과 해결방법, 연금 수준의 적합성, 보편적인 보장 달성 방법 등에 대한 국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는 50조원을 넘어섰으며 그중 65세 이상 노인진료비가 35.5%를 차지한다는 본지의 1일 보도 또한 노인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해 지출된 노인 진료비는 18조852억원이다.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322만원으로 전체 1인당 연평균 진료비 102만원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노인 10명 중 7명이 만성질환에 시달릴 만큼 노년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

노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사회참여율을 높이는 노인 일자리창출, 여가 프로그램 개발, 의료서비스 확충 등 사회안전망과 복지 그물을 더 촘촘히 짜지 않으면 내년 노인의 날도 우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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