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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꽃 피운 인생, 희망의 홀씨 되고 싶어"

문영란 한국화예디자인학회 학회장, 꽃예술로 웃음꽃

입력 2014-10-0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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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하합니다. 이같이 다양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을 때 말하가 쑥스러우면 한송이 장미, 백합, 국화 등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꽃으로 말을 하는 ‘꽃말’. 하지만 ‘금방 시들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현대인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취미로 시작한 꽃꽂이가 한 사람의 삶과 직업을 변화시켰다. 한국 꽃 문화를 이끌고 있는 문영란 한국화예디자인학회 학회장. 꽃과 함께 하며 꽃 때문에 변화된 그녀의 삶을 따라가본다.

 

 

◇ 웃음꽃 하나 '도전'=취미서 새 직업으로

 

“영란씨, 손재주가 너무 좋은 것 아니야?” 


동아제약에 첫 입사해 꽃을 취미로 배웠던 시절. 아침마다 꽃꽂이로 사무실 분위기 전환에 앞장섰던 그녀는 선배들의 칭찬에 달콤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스킨다비스 식물들을 키워서 분양도 해주고 돈이 들더라도 상사들의 회의실이나 집무실을 예쁘게 꾸며주는 것이 그녀에겐 큰 행복이었다. 하루는 상사가 돈 들여 꽃을 올려놓는 것에 부담이 되었는지 ‘일주일에 한번씩 문영란씨에게 꽃값을 주라’는 명령(?)을 내렸다.

“돈이 생기니 꽃을 잔뜩 살 수 있어서 너무 신났어요. 예술은 표현하는 것이라며 상사 회의실 책상 위를 꽃으로 펼쳐버렸는데 자료를 놓을 자리도 없을 지경이었어요. 제가 너무 어렸지요(웃음).” 나중에는 그녀의 작품을 위한 선반이 따로 마련될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동아일보문화센터에서 그녀에게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여러 사람들에게 꽃꽂이를 알려 주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꽃이 좋아 사내에서 열정을 보여준 것이 꽃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직업의 변화를 가져왔다.


◇ 웃음꽃 둘 '배움'=국내 첫 화예철학박사


문화센터 강의를 하면서 그녀는 감각, 기술만이 아니라 이론적인 것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1990년)만 해도 꽃꽂이는 고급 예술이었다. 그녀가 강의를 하면서 변호사, 의사 등 지적 수준이 높은 학생들과 함께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부의 필요성을 더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때부터 꽃으로 인한 그녀의 공부가 시작되는데 응용미술과를 거쳐 시각디자인 그리고 디자인대학원 석사(화예디자인전공)에 이어 비평과 평론을 위해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예 철학박사이다.

“실기에만 익숙했던 저에게 철학은 진짜 다른 세상이었어요.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과제며 논문이며 밤샘하면서 몰입했는데 잠이 들까 봐 소파 모서리를 책상 삼아 공부했지요. 졸업할 즈음엔 아예 소파 모서리가 찢어져 있더군요.”

시각디자인, 화예디자인, 철학까지 두루 공부를 해서인지 각 학교에서 그녀를 찾는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스승이 ‘남에게 나의 지식을 나눠주는 것이 박사’라 했다며 그 말을 실천하기 위해 그녀는 후학들에게 꽃 예술의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 웃음꽃 셋 '나눔'=후학양성 재능기부

 

장미보다 야생화가 좋고 백합이나 들국화가 예뻐 보인다는 문영란 학회장. 그녀는 꽃 자체의 아름다움만이 아닌 작품이 품고 있는 의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삼성 CEO들의 인문학 강의에 매화, 난, 갈대를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만들어 재능기부한 작품들이 찬사를 받았다.

그녀는 “난으로 선비가 가지고 있는 품위를, 추운 겨울에 제일 먼저 피는 매화로 군자의 절개를, 그리고 갈대로 바람에 흔들려도 강한 외유내강의 의미를 담아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문영란 학회장은 꽃으로 인해 문화센터의 강사가 되고, 꽃을 공부해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길을 걸어 왔다. 꽃과 함께 매일매일 행복한 삶을 산다는 그녀는 꽃으로 자신의 삶이 변화됐듯이 남들도 꽃으로 또 다른 삶을 살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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