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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혹'했단 '혹' 된다

입력 2014-09-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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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황금알을 낳은 거위인가?”

정부의 9·1 대책 이후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재건축 기준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종전에 비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가 수월해진 때문이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의 바로미터인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면적 76㎡는 6월 8억1000만원 선에 거래되다 7월 6000만원 이상 오른 8억725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서초구 일대 재건축 단지도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일부 매물이 회수되면서 호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신2차 아파트는 같은 기간 동안 거래가가 3500만원가량 상승했다. 반포자이, 방배래미안 등도 1000만원 가량 올라 재건축 아파트단지의 상승세를 굳건히 했다.

9월 현재도 이들 단지의 거래가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가 적지 않다.

서울 개포동의 개포시영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추가 분담금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개포시영은 지난 6월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등 개포지구 내에서 빠른 재건축 추진속도를 자랑했지만 지난달 조합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84㎡의 추가분담금이 최대 1억원 이상 늘어나며 시장이 등을 돌렸다.

실제로 9·1 대책 이후 1주일 만에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26% 상승했다. 반면 개포시영아파트의 전용면적 28㎡의 호가는 한달 새 3000만원 이상 떨어져 4억60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반짝인다 해서 모두가 황금은 아닌 것이다.

1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9·1 대책에 따른 재건축 시장 전망’ 보고서는 재건축 조합 분담금의 불확실성이 커다란 투자 리스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보고서는 “시장 여건 악화로 주택사업 분양성이 하락함에 따라 조합원 분담금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지 못할 경우 미분양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힐스테이트는 적정한 일반분양가 확보에 실패해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반 분양가를 높여 조합원 부담을 줄이려는 조합측과 일반 분양가 인하로 분양률을 높이려는 시공사 사이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를 ‘위험자산’이라고 표현하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다. 사업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크고 투자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건축 아파트는 입지면에서 우수한 반면 일반 아파트에 비해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어서 상승과 하락폭이 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사업 여건이 악화되면서 개발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재건축 사업의 특징도 투자자에게 위험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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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강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신축 주택과 노후 주택의 가격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질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들의 위험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재건축 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9·1 대책에 의한 재건축 연한규제 완화 효과는 지역별로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건축 투자자들은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아파트 건축연한과 3.3㎡당 주택가격 사이의 관계에서 재건축 기대감 증가로 인한 매매가 상승효과는 강남권에만 집중되고 있다. 1987년에서 1990년 사이에 준공된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와 목동, 상계동 등이 재건축 연한규제 완화의 주요 수혜지역이 될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손 수석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대책은 오래된 아파트가 많은 강남 등 지역에 집중적으로 수혜를 줄 것”이라며 “재건축 등 해당사항이 없는 그 외 지역들의 매매가 상승효과는 미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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