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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무단훼손' 논란…보아 남양주 저택, 직접 가보니…

입력 2014-09-1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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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제한구역 내 불법 건축물 설치 등으로 고발된 보아 소유의 남양주 집은 아름다운 저택이었다.(더팩트)

  

 

'푸른 정원, 훌륭한 정자가 모두 불법이라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불법 건축물 용도 변경으로 고발당한 가수 보아(28·본명 권보아)의 남양주 집은 평범한 전원 주택을 넘어 TV드라마 속에서 나올 법한 한 채의 저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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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외형과 달리 굳게 닫힌 보아의 집을 찾아가는 길은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였다.(더팩트)

<더팩트>는 1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리에 있는 보아 소유의 집을 찾아 불법 건축물 실태를 취재했다. 보아의 집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미 지난 6월 한 차례 방송에 공개됐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보아를 직접 본 적은 없어도 그의 집을 알고 있었다.


찾아가는 길은 뜻밖이었다. 팔당댐 주변 도로는 잘 마련됐지만 보아의 집으로 향하는 길은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였다. 오르막 길가는 나무들이 빼곡히 서 있었고 그 길을 조금씩 거슬러 올라갈수록 보아의 집이 위용을 드러냈다.

잘 정돈된 잔디로 이뤄진 넓은 정원과 우뚝 솟은 정자가 보이자 한눈에 보아의 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방송에 공개될 당시 '정원이 있고 정자가 있는 저택'으로 소개됐던 그의 집은 방송보다 훨씬 멋졌다.

크기부터 달랐다. 지난 2004년 보아가 약 30억원 대에 사들인 임야 및 토지 4600㎡(약 1400평)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집 양쪽에는 일반 주택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조각상이 두개 있었다.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오찬을 함께할 정도로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알려진 보아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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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집에는 일반 주택에서 보기 어려운 조각상들과 멋진 나무, 잘 가꿔진 정원과 텃밭이 자리하고 있다.(더팩트)

 

지금은 따로 독립해 보아의 부모만 살고 있는 보아 명의의 집은 아름다웠다. 푸른 잔디와 정자로 운치를 더했고 잘 가꿔진 텃밭은 전원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집의 외관 역시 그 크기만큼 세련됐다.

하지만 이렇게 멋스러운 조경이 남양주시청에 의해 고발되는 결정적인 이유였다. 보아의 집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해당돼 건축규제가 다른 곳보다 특히 심했다. 게다가 보아의 집에서도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는 서울·인천과 경기도 24개 시·군의 약 2천 5백만명의 국민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팔당댐이 있어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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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치를 더한 정자, 정원이 모두 불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보아의 집은 남양주시청에 의해 형사고발됐다.(더팩트)

 

남양주시청이 보아와 그의 아버지를 고발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잔디를 심어 정원을 조성한 것과 정자를 지은 것, 그리고 건물의 용도를 무단 변경해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세 가지 사항 모두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12조 위반에 해당한다. 개발제한구역 특별법에는 토지의 형질 변경을 엄격히 금한다. 부득이한 경우에도 담당 행정기관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보아와 권 씨의 집은 약 600㎡(약 180평)의 임야와 토지를 정원으로 임의 변경했다.

멋드러진 정자 역시 불법이었다. 무허가로 지어진 정자 대신 원래 나무가 있어야 했다. 그린벨트 내 목재를 함부로 베는 행위도 엄연한 법규 위반이다.

게다가 보아의 부모가 머무르고 있는 집은 애초 주택 용도가 아니었다. 그린벨트 내 가능한 건축물은 관리사(임야 및 토지를 관리하기 위해 봄~가을 동안 머무르는 곳)와 각종 장비나 기구들을 보관할 창고 등이다. 보아의 집은 원래 관리사와 창고로 나눠져 있었으나 비가림막을 설치해 두 건물을 연결한 구조다. 또 난방장치까지 무단 설치해 겨울에도 거주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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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된 보아 집 내 정자도 나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임의로 세워진 것이다.(더팩트)

 

놀라운 것은 보아 부녀의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위반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은 이미 2005년에 한 번 적발돼 시정 명령 처분을 받았고 380여 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납부했다.

남양주시청 관계자는 15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두 번 형사고발 된 상태"라며 "시정이 되지 않으면 시청에서는 재차 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9년 전과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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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과 상자 안의 부분이 비가림막을 설치해 관리사와 창고를 임의로 연결한 부분으로 건축물을 주거용도로 변경한 것은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위반에 해당한다.(더팩트)

이행강제금 납부 외에 철거나 이주 등의 의무는 없는 게 사실이지만 개발제한구역 특별법 적용으로 이행강제금이 10배가 넘는 5천만원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보아의 아버지 권 씨는 "대부분 10년 전 매입할 때 그대로다. 내부 수리와 창고와 관리사에 비가림시설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위반한 게 거의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아의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는 "부모가 관리한 곳이라 보아는 전혀 몰랐으며 사실 확인 후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아는 방송에서 남양주 집에 얽힌 사연을 공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남양주에서 2시간 넘게 걸리는 소속사를 왔다갔다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고 성공한 뒤 어렸을 때 살던 집을 다시 샀다"는 그의 얘기는 감동을 줬다. 하지만 추억과 사연이 깃든 집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법을 어기면서 환경을 해친 셈이 됐다.(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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