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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의 재발견] ③ "사생활 침해? 그런 거 몰라요" 날갯짓 시작하는 1층

건설업계 필로티, 저층 방범시설 등 저층 특화 나서

입력 2014-08-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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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의 시기이다.

급변하는 아파트 시장 속에서 ‘1층’은 어떻게 활로를 찾고 있을까.

사생활 침해, 답답한 조망, 보안상 문제 등의 단점들은 실수요자들의 1층 구매에 장애물로 작용해 왔다. 저렴한 가격, 층간소음 부담 해소와 같은 큰 장점이 있음에도 수요자에게 외면받아 온 것이 1층의 현실이었다.

여론에 의지해 그 가치를 높이는 것은 이미 한계에 왔다. 이제는 오랜 기간 저평가돼 온 1층의 명예회복을 위해 건설사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 “사생활 침해? 그런 거 몰라요.”

건설사들의 대표적 변화로 꼽히는 것이 바로 ‘필로티 구조’다. 필로티(Pilotis)란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지상에서 기둥으로 들어 올려 만들어진 공간이다.

원래 1층이 있어야 할 자리에 기둥을 세움으로써 입주자들을 외부 시선으로부터 보호하고 빈 공간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작년부터 신규 분양 단지 저층에 필로티 설계 방식을 적극 도입해 계약률을 높이고 있다. 저층 가구 입주를 꺼리는 수요자들을 위해 1층을 높여 쾌적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1층 위치에 세워지는 필로티는 평균 5~8m 높이다. 맨 아래층 가구는 실제 2~3층 높이에 거주하게 되는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1동 힐스테이트 1차의 필로티 층 거주자는 “다른 1층보다 높아 행인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고 나무가 창문을 가리지 않아 조망도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필로티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1층에 생긴 여유 공간은 단지 전체의 개방감을 높여 쾌적한 주거환경에 도움을 준다. 또한 필로티 공간에 커뮤니티 시설 등을 설치해 입주민들의 생활편의에도 도움을 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사들도 이제는 필로티나 조경에 신경 쓰는 등 저층 특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염창동 H아파트 내 필로티
서울 염창동 H아파트 내 필로티. 이 아파트의 기둥은 8m 높이다. 이곳 주민들은 필로티로 확보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아파트 보안’, 처음부터 지킨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아파트에서 발생한 절도범죄는 1만4800여건에 달한다. 입주민들의 자체적인 방범활동은 한계가 있다. 자율적인 방범시설 설치와 순찰 등은 수시로 발생하는 범죄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2013년 분양 완료된 경기도 시흥시의 푸르지오 6차는 저층부에 배관용 방범시설을 설치했다. 가스관을 이용해 외부인이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다.

뿐만아니라 건설사들은 저층 창문에 적외선 감지기를 설치하고 CCTV를 확충하는 등 보안에 중점을 둔 설계를 분양 전략으로 내놓고 있다.

현재 분양중인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더샵은 아파트 자체 보안 시스템인 ‘더샵 지키미’를 도입해 사생활 보호는 물론 범죄로부터 입주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이를 통해 아파트 단지 출입구부터 각 가구 현관까지의 공간을 세분화해 영역별 보안방어 시스템을 적용한다.

건설사들은 과감한 투자와 설계로 분양시장의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 특히 1층 계약자들에게는 최대 30% 할인 혜택까지 주는 등 ‘저층 팔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는 이러한 건설사들의 노력에 부응한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리서치팀장은 “실수요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아파트 입지뿐 아니라 다양한 항목을 따져보고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분위기”라며 시장의 상황을 전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전까지는 수요가 덜한 수준을 넘어 '기피' 대상이었다"며 "건설사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실수요자들의 시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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