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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정우성에게 낚인' 이지아의 힐링캠프

입력 2014-08-1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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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를 하고 싶어 나왔습니다."

 

이지아(35·본명 김지아)는 오랫동안 해보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SBS '힐링캠프'에 나왔다고 했다. "'힐링캠프' 출연 사실이 알려졌을 때 '누구 이야기를 하나'라는 관심이 커서 오로지 내 얘기만 하고 싶다"던 그의 말은 고작 몇 분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이지아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분명히 전 남편 서태지나 전 연인 정우성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심스럽다"고 머뭇거렸다. 그러나 MC들의 관심사는 온통 '전 남자들'에 관한 '최초 고백'이었다.

 

데뷔 후 첫 토크쇼 출연인 데다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놀라게 한 사건의 주인공이기에 11일 오후 방송된 '힐링캠프' 이지아 편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대상이 됐다. 그의 말처럼 '이지아가 전 남자들에 대해 언급할까'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까지 봐 왔던 '힐링캠프'라면 달랐어야 했다. 물론 진짜 '힐링'을 위해 이지아의 과거사는 꼭 짚고 갈 문제이긴 했다. 그러나 '힐링캠프'라면 다르게 접근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이날 방송은 다른 신변잡기식 토크쇼와 다를 게 없었다.


특히 최근 토크쇼는 알맹이 없는 신변잡기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게스트들은 MC들의 꼬드김과 유도 질문에 말려 자리에 없는 제3자의 이야기를 꺼냈고 당사자나 보는 시청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나마 '힐링캠프' 만이 '힐링'이라는 콘셉트로 비판을 살짝 피해갔다.

 

그러나 이지아 편은 방송 전 홍보 때부터 '이지아가 서태지에 대해 언급한다' '이지아가 정우성과 사귈 때 터진 이혼 소식에 대해 입을 연다' 등으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본방송의 내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MC들은 '이지아의 전 남자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진행 잘한다"며 웃고 박수를 보냈다. 이지아 역시 이에 맞춰 MC들이 원하는 얘기를 술술 풀어냈다.

 

"조심스럽다"는 그의 태도는 막상 말문을 열자 사라지고 없었다. "서태지와 16살 때 만나 큰 비밀을 안고 살았다. 집 밖에도 잘 나가지 못했고 나의 선택은 다람쥐도 알아선 안 됐다"며 "너무 어렸고 그 선택으로 많은 시간을 잃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또 "결혼 사실을 얘기했을 때 정우성이 담담하게 받아들이더라", "손 잡는 사진이 찍혔을 때도 정우성은 내 손이 차가운 것에 신경 썼다"는 발언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1년 이혼 소송 사실이 알려지고 정우성과 헤어질 수밖에 없던 사연을 얘기할 때는 마지못해 털어놓은 듯한 슬픈 표정으로 MC들의 위로를 받았다.

 

MC들은 신나게 자리에 없는 사람 이야기를 꺼내게 유도하고 이지아에게 애처로운 눈길을 보냈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다른 토크쇼의 '억울하면 나오세요' 식의 진행을 떠올리게 했다.

 

'힐링캠프'의 의도는 어느 정도 통했다. 방송이 시작되고부터 이지아 서태지 정우성 등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다. '이지아의 전 남자들' 신변잡기 토크가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게 '힐링'이었을까. 스스로 잊고 싶은 기억이라는 사실은 전파를 타고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고 오히려 방송에 전혀 언급되지 않은 그의 할아버지가 관심의 대상이 됐을 뿐이다.

 

게다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그의 출연 이유가 무색할 정도로 전 남자들 언급에 비하면 이지아 자신의 이야기는 분량이 적었다. 서태지와 정우성 이야기를 제외하면 방송 초반 잠깐 나온 루머 해명과 '세 번 결혼한 여자'를 촬영하며 동료들과 회식에 자주 참여하고 김수현 작가로부터 연기 지적을 받다가 나중에 칭찬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부였다.

 

이지아의 출연 의도와 상관없이 이날 '힐링캠프'는 과거 남자들을 언급하고 오래 전에 벌어진 사건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방송이 됐다. '힐링캠프' 역시 이지아 편을 통해 스스로 차별화된 콘셉트를 버리고 다른 토크쇼와 같은 노선을 택했다. 반응은 뜨거웠을지 모르지만, 과연 이지아는 '힐링' 받았고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힐링'했을까.(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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