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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상승 전망…'술래잡기'하는 매도자

매수문의 들어오면 바로 호가 올려
강남-강북 미묘한 차이 속 '관망세'

입력 2014-08-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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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V 규제 완화 앞둔 부동산시장<YONHAP NO-1169>
8월 1일부터 시행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시행을 하루 앞둔 7월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한 시민이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


욕심일까, 자충수일까. 주택 매도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8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 수요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나자 매도자들이 중개업소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잠실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출규제 완화로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주택 구입 희망자들이 매매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매물이 회수되고 있어 실제 거래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 강남 매도자, 매수문의에 ‘꼿꼿’

정부의 시장 부양 정책 이전 시장침체기에는 그야말로 매수자가 갑이었다. ‘얼마나 더 떨어질까’가 실수요자들의 주된 관심사일 정도였다. 공인중개사무소들도 매수 문의에 목말라 있었고 비교적 싼 매물을 알아보다가도 ‘안 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됨과 동시에 수요자들이 실제 내집 마련에 나서면서 매수자와 매도자의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매도자들의 심리변화다. 서울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요즘은 매도자가 고자세로 거래에 임한다”며 “규제 완화로 매매가가 오를 것이라 여기고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높인다”고 말했다.

거래성사 직전까지 진행됐다 거래가 취소된 사례도 있다. 서울 상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들어오자 즉시 호가를 2000만원 높인 매도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매도자들의 기대 탓이다.

◆ 강북 부동산 시장은 ‘무덤덤’

서울 노원구 월계동 전용면적 60㎡ 아파트의 경우 전세입자가 5000만원을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다. 은행 대출 규제도 완화돼 매매로 갈아타기가 보다 수월해졌다. 그러나 집을 살 여건이 좋아진 것과 실제 매수자들의 생각은 별개였다.

인근의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매매가가 하락중이어서 대출액이 늘어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는 드문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집주인이 떨어진 집값에 대한 손실을 만회하려고 은행 대출을 더 받아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고 집을 반전세나 월세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며 비(非)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거래 침체를 우려했다.

대출규제 완화로 실수요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고급 매물이 많은 강남권에 비해 주거 개념 중심의 강북 매물의 거래가 아직은 활발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서울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문의는 늘고 있지만 급매물 거래만 조금 있을 뿐 활성화 움직임은 없다”며 “가을 이사철까지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권의 거래가 늘더라도 가격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문가의 전망도 나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도를 지켜봐야겠지만 임대소득 과세 등 악재가 있어 투자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며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만큼 과거처럼 과열 현상을 보이거나 집값이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권성중 기자 goodmatte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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