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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 Preview]명량바다에서 더 외로운 이순신

관객과 공감하는 해전(海戰)을 만나다

입력 2014-08-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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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을 다시 살리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흥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익숙함을 뛰어넘는 ‘새로움’ 없이는 더욱 불가능하다. 영화 ‘명량’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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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330척을 앞세운 왜군의 공격에 맞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린 작품이다. 이순신 장군 역에는 배우 최민식이 맡았고, 왜군 장수 구리지마와 와키자카역에 각각 류승룡과 조진웅이 출연했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속도감 있는 한국형 액션을 선보인 김환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박진감 넘치는 해양 전투 장면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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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핵심은 해전(海戰)이다. 러닝타임 128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61분 동안 바다에서 이뤄진다. 김환민 감독은 “해전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자 기존에 있던 다른 이순신 작품과 차별점”이라며 “특히 관객과 공감 할 수 있는 해전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욕심처럼 61분은 충분히 화려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거대한 해양 액선 사이사이에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있어서다. 특히 이순신이 있는 대장선으로 화약을 가득 실은 폭발선을 운반하는 임준영(진구)과 그의 부인 정씨여인(이정현)의 가슴 아픈 이야기는 잠시 액션을 잊고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최민식이 연기하는 이순신은 관객이 기대하는 또 다른 새로움이다.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이전 영화에서 푸짐한 몸채의 최민식과 이순신이 선뜻 매치가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최민식도 이순신 배역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시사회에 참석해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전혀’ 개운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걱정은 영화가 시작되고 중반까지 왔을 때 머릿속에서 깔끔히 사라졌다. ‘명량’에서 이순신의 이미지는 화려하게 칼을 휘두르는 장군이 아니다. 나라를 지키는 한 백성으로서 고뇌하고, 리더로서 외로운 인물이다. 최민식이었기에 가능한 내면 연기였다.
영화 전반부가 인간 이순신이었다면 해양 전투가 시작된 중반부터 후반은 장군으로서 이순신이었다. 최민식은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의 구호를 가슴에 새기고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장군의 카리스마를 뜨겁게 재현했다.
이순신 하면 제일 먼저 거북선이 떠오른다. 하지만 명량해전에선 거북선이 사용되지 않았고 영화에서도 등장하지 않는다. 혹시 거북선을 보고 당황하는 왜군의 모습을 기대한 사람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감독은 대신 당시 사용된 조선 수군과 왜군의 다양한 무기를 등장시켜 볼거리를 풍성히 했다. 천자포, 지자총통, 현자총통, 대통 등 무기들이 등장할 때마다 관객은 점점 더 해전에 빠져 들었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알고도 보고 싶은 것이 영웅 영화다. 영웅이 고난을 극복하고 적을 무찌르는 뻔한 스토리지만 이번엔 그 주인공이 이순신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오는 30일 개봉. /김동민기자 bridgenew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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